[악몽 된 ‘롯데 차이나 드림’]제과 등 다른 계열사로 불똥...해외매출 3분의1 날릴 위기

입력 2017-09-15 10:26 수정 2017-09-15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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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5개월 만에 ‘철수 없다→ 매각 결정’ 왜? "兄 신동주 지분 포기로 철수 부담 덜었다" 해석도

롯데그룹이 중국의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에 견디지 못하고 롯데마트 매각 결정이라는 백기를 내걸면서 신동빈 회장의 ‘차이나드림’도 사실상 물거품이 됐다. 중국의 사드 보복 심화로 롯데마트뿐만 아니라 여타 계열사의 ‘차이나 엑시트’가 도미노처럼 이어지면 롯데그룹은 해외 매출의 3분의 1가량을 날릴 위기에 직면하게 된다.

◇10조 투자 20여년 꿈 물거품 위기 = 롯데그룹은 현재까지 중국에 10조 원가량을 투자했으며 현지에 22개 계열사가 진출해 있다. 롯데제과가 1990년 중국에 진출해 현지 공장에서 다양한 제품을 생산·판매해 왔다. 롯데칠성음료 역시 중국에서 현지 업체를 인수해 설립한 2개 현지법인을 통해 다양한 제품들을 생산 및 공급해오고 있다. 유통부문에서는 롯데백화점이 2013년 웨이하이점을 시작으로 5개 점포를 단독 출자형태로 운영 중이고 작년 10월에는 중국 국영기업인 중신그룹과 리테일 합작사 설립도 결정했다. 이번에 매각을 결정한 롯데마트 99개와 롯데슈퍼 16개를 비롯해 롯데시네마가 92개 상영관 갖춘 12개점을 운영 중이고 롯데케미칼과 롯데알미늄 등도 중국에 생산기지를 두고 있다.

선양과 청두에서 진행 중인 6조~7조 원대 대형 프로젝트도 문제다. 중국판 롯데월드 프로젝트인 선양은 테마파크를 비롯해 쇼핑몰, 호텔, 오피스, 주거단지 등이 어우러져 롯데의 관광·유통 노하우가 총 집결된 연면적 150만㎡ 규모의 대형 프로젝트다. 하지만 지난해 12월부터 소방점검 등을 이유로 공사가 중단된 상태다.

롯데그룹의 지난해 총 매출 92조 원 중 해외 매출은 11조6000억 원에 달한다. 이 중 30%가량이 중국에서 발생했다. 3조 원대를 훌쩍 넘는 규모다. 만일 롯데그룹의 차이나 엑시트가 여타 계열사로 번지면 해당 매출이 고스란히 날아갈 수밖에 없다. 이를 의식한 듯 롯데그룹 측은 “롯데마트 외에 다른 사업 부문의 철수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확대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롯데그룹의 롯데마트 매각을 비롯해 다른 계열사의 중국 철수가 잇따른다고 해도 순탄하게 진행될지는 업계의 의견이 분분하다. 공산국가인 중국의 특성 탓에 중국 정부가 보복 조치를 하면 제값을 받지 못하거나 거래 자체가 되지 않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신동주 지분포기, 신동빈 中 사업 매각 결정 촉매 됐나 = 중국 사업 철수는 절대 없다던 신동빈 회장이 5개월여 만에 이를 뒤집은 배경에도 이목이 쏠린다. 신 회장은 자신의 성 신(辛)씨의 시조가 중국에서 건너온 인물이라며 중국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지난 4월 CNN과의 인터뷰에서는 “2~3개월 안에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중국에 대한 투자를 철회할 계획이 없다”고 강조했다.

유통업계는 중국 사업을 고수하던 신 회장이 매각을 결정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로 한중 관계의 악화라는 외부 요인 이외에 형인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의 지분 매각이라는 내부 요인을 거론한다. 신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인 신 전 부회장은 신 회장의 중국 사업 손실을 경영 무능력을 뒷받침하는 근거로 줄곧 활용해왔다.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안건으로 최근 이뤄진 롯데 4개 계열사의 분할·합병에서도 신 전 부회장은 △중국 사업 누적손실이 2조6000억 원에 달하고 △현지 부동산 복합 개발 실패에 따른 잠재손실 실현이 예상되며 △중국 정부와의 마찰로 영업정지 상황이 지속하고 있다는 점 등을 지목하며 롯데쇼핑을 분할·합병에서 제외하자고 주장했다.

이 때문에 유통업계 안팎에서는 경영권 분쟁이 마무리되기 전까지 롯데 측이 중국 사업 철수를 먼저 공언하기는 쉽지 않으리란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다 때마침 신 전 부회장이 롯데쇼핑·칠성음료·푸드 등 롯데 핵심 계열사 지분 매각을 공식화하자 신 회장이 철수 결정에 대한 부담을 덜게 됐다는 해석이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2년 전 경영권 분쟁이 촉발되던 당시부터 신 전 부회장이 줄곧 주장하던 중국 사업 문제 제기는 신 회장에게도 부담이 됐을 것”이라며 “계속 돈을 쏟아부으며 버티기도 어려운 상황에서 나온 신 전 부회장의 지분 매각 소식은 신 회장이 결단을 내릴 중요한 촉매제가 됐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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