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왕국’ 인텔은 어쩌다 삼성에 왕좌를 내줬나

입력 2017-07-31 14:56 수정 2017-08-01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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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라엘 예루살렘에 있는 인텔 법인 건물. 사진=AP뉴시스
▲이스라엘 예루살렘에 있는 인텔 법인 건물. 사진=AP뉴시스

세계 반도체 시장을 호령하던 인텔이 26년 만에 후발주자 삼성전자에 왕좌를 내줬다.

삼성전자는 지난 27일 2분기 157억 달러의 매출을 기록, 인텔을 제치고 매출 기준으로 세계 반도체 업계 1위 자리를 차지했다. 인텔로서는 1991년 이후 처음으로 1위 자리를 뺏긴 셈이다. 업계에서는 메모리 칩 부족 현상이 당분간 이어져 인텔이 순위를 뒤집고 1위를 탈환할 가능성이 작다고 보고 있다.

불과 수년 전만 해도 3650억 달러 규모의 반도체 시장에서 1위 인텔과 2위 삼성의 격차는 좁히기 힘들 정도로 인텔의 위세는 상당했다. 1968년 사업을 시작한 인텔은 고성능 프로세서를 선보이며 세계 시장을 독차지했다. 인텔의 제품 코드네임은 글로벌 CPU 시장의 지표는 물론 사회적 용어로 쓰일 만큼 국제 기준으로 통했다. 실제로 한때 우리사회 특정 세대를 지칭하는 ‘386세대’, ‘486세대’, ‘586세대’ 등 사회·문화적 용어도 인텔의 제품 코드명에서 따온 것이다. 인텔은 1991년 이후 반도체 시장에서 단 한 번도 1위를 내준 적이 없었다.

하지만, 굳건했던 인텔의 반도체 왕국도 26년 사이, 1978년 후발주자로 반도체 시장에 뛰어든 삼성전자 손에서 흔들리게 됐다. 30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만년 선두주자였던 인텔과 추격자 삼성의 입지가 뒤바뀌게 된 것은 두 회사의 근본적인 전략적 차이를 반영한다고 지적했다. 삼성은 모바일 기기에 사용되는 메모리 칩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매출의 상당 부분도 메모리 칩 사업에서 거둬들이고 있다. 삼성은 메모리 칩에서도 크게 두 분야에서 강점이 있는데, 하나는 낸드(NAND)플래시이고 또 하나는 멀티태스킹의 속도를 좌우하는 D램(DRAM)에 특화됐다는 것이다.

과거 메모리칩은 가격 변동성이 심한데다 마진율도 낮은 분야로 취급됐다. 그러나 삼성은 지난 수년간 수백억 달러를 쏟아부으며 메모리칩 성능 개선에 매달렸고, 그 결과 메모리칩 기술 분야에서 선두주자를 달리고 있다고 WSJ는 평가했다. 몇 년에 걸친 대규모 투자는 폭발적으로 증가한 모바일 기기 수요가 맞물리면서 빛을 보기 시작했다. 수요가 폭발하면서 메모리칩 가격이 오르며 회사의 매출도 덩달아 뛰었다. 실제로 지난 1년간 낸드플래시 메모리 가격은 50% 상승했고, D램 가격은 115% 폭등했다. 기술은 물론 생산시설 면에서도 투자를 아끼지 않은 결과 대량 생산에도 문제없다는 것이 삼성이 가진 강점이다.

반면 인텔은 회사의 핵심시장인 PC와 기업용 서버에 대한 초점을 유지하면서 컴퓨터용 프로세싱 칩 개발에 집중해 차별화를 시도했다. 하지만 이러한 전략은 높은 마진을 얻을 수 있었지만, 매출 성장에는 한계가 있었다. 특히 IT산업의 흐름이 PC에서 스마트폰으로 이동하면서 최근 몇 년 사이 PC 수요가 급격히 줄어들면서 주력 제품이었던 PC용 반도체 수요도 급감했다. 여기에 대형 클라우드 센터 구축을 위해 매년 막대한 투자를 했지만 반도체 기능이 개선되면서 대형 데이터 센터에 대한 고객사들의 수요가 줄어든 것도 인텔에 타격이 됐다.

인텔도 최근 고성장 분야인 낸드플래시 메모리 등 삼성이 장악하고 있는 시장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낸드플래시와 D램의 강점을 결합한 3D ‘엑스포인트(Xpoint)’라는 독자적 기술을 바탕으로 중저가형 메모리칩 시장을 노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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