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쏭語달쏭思] 수작(酬酌)과 응수(應酬) (1)

입력 2017-07-31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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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가 남을 자기 뜻대로 조종해 볼 생각으로 이런 말 저런 말, 혹은 이런 행동 저런 행동으로 유혹할 때 우리는 흔히 “수작부리지 말라”고 호통을 친다. 그러므로 국어사전은 수작을 “남의 말이나 행동, 계획 등을 낮잡아 이르는 말”이라는 풀이를 하고 있다.

수작은 한자로 ‘酬酌’이라고 쓰며 각 글자는 ‘술 따를 수’, ‘술 따를 작’이라고 훈독한다. 원래는 서로 상대의 술잔에 술을 따라주며 정겹게 술잔을 주고받는 상황을 표현한 말인 것이다. 이처럼 서로 술을 따라 잔을 채워 주며 마시다 보면 말이 오가지 않을 수 없다. 이에, 나중에는 “말을 주고받음”이라는 뜻으로 그 의미가 확대되었다.

이렇게 술을 마시다 보면 진정이 오가고 우정이 더욱 도타워지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다. 상대를 자신의 뜻대로 요리하고 싶을수록 거푸 술잔을 권하게 되고 그럴수록 우정은 사라지고 수작만 남게 된다. 그렇게 술잔을 권하여 상대를 취하게 한 후, 취한 틈을 타서 자신의 목적한 바를 이루려 든다.

이런 까닭에, 나중에는 앞의 두 의미 즉 ‘술잔을 주고받음’과 ‘말을 주고받음’이라는 의미는 사실상 거의 다 소멸되고, 마지막의 ‘상대가 취한 틈을 타서 자신의 음흉한 목적을 이루고자 하는’ 의미만 남아서 심한 경우, “개수작 부리지 마!”라는 식의 험한 용도로까지 사용하기에 이르렀다.

남을 속일 양으로 수작을 부리는 것은 매우 나쁜 짓이다. 그런데, 일부 정치인들을 보면 진심은 없고 오직 자신의 이익이나 당리당략을 위해 음흉한 의도를 가지고 수작을 부리는 태도가 훤히 들여다보이는 경우가 있다. 말꼬리를 붙잡고 늘어져 사태를 엉뚱한 방향으로 몰고 가려 한다든가, 자신만이 국민을 위하고 민생을 챙기는 듯이 미사여구로 포장된 말을 일삼는 정치인들이 다 수작을 부리는 사람들이다. 그런 추잡한 수작을 막기 위해서는 국민의 눈과 귀가 더욱 밝아져야 함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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