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쏭語 달쏭思] 사족(四足)

입력 2017-05-30 10:45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무언가를 너무 좋아하여 어쩔 줄 모르는 상태를 일러 흔히 “사족을 못 쓴다”고 표현한다. “명품 가방 하나를 선물로 받더니 좋아서 사족을 못 쓰네 그려” 식의 표현이 바로 그런 용례이다. 결코 좋은 의미는 아니다. 적잖이 비아냥대는 의미가 들어 있다. 그래서 ‘사족’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사족은 ‘四足’이라고 쓴다. ‘네 발’이라는 뜻이다. ‘네 발 달린 짐승’이라는 말에서 보듯이 동물에게나 ‘네 발’이라는 말을 사용하지 사람에게는 그런 말을 사용하지 않는다. 사람에게는 ‘사지(四肢)’라는 말을 쓴다. ‘肢’는 ‘지체(肢體) 지’라고 훈독하는데 ‘지체’란 몸통이 아닌 ‘곁 몸’, 즉 팔다리를 이르는 말이다. 그러므로 요즈음 한자사전에는 ‘肢’를 아예 ‘팔다리 지’라고 훈독한 경우도 있다.

사족(四足)은 사지(四肢)의 비속어(卑俗語:비하하거나 속되게 표현한 말)이다. 뭔가를 지나치게 탐닉(耽溺:좋아하고 즐김에 빠져버림. 耽:즐길 탐, 溺:빠질 닉)하는 것을 비루하고 속된 일로 여긴 나머지 그처럼 탐닉하는 사람을 짐승에 비유하여 ‘사족’이라는 말이 만들어진 것이다.

한 가지 일에 지나치게 애착을 갖거나 욕심을 냄으로써 중심을 잡지 못하고 어쩔 줄 모르는 것은 결코 바른 인격이 아니다. 그처럼 지나친 애착이나 탐욕은 반드시 문제를 일으킨다. 자식 앞에서 사족을 못 쓸 정도로 지나친 사랑을 보이면 자식이 병들고, 재물 앞에서 지나친 욕심을 보이면 남의 원망을 사서 결국은 패가망신에 이른다.

사람은 조금은 담담하게 살 필요가 있다. 담담함은 곧 맑음이다. 마음이 맑아야 사지를 움직여 떳떳하게 살 수 있다. 사족을 쓰지 못하는 사람은 사람이 아닐 뿐 아니라, 동물 중에서도 ‘네 발’에 병이 들어 몸조차 움직일 수 없는 동물에 해당한다. 무서운 말이다, 내게도 남에게도 결코 함부로 쓸 말이 아닌 것이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더 우울해진 한국인…10명 중 7명 "정신건강에 문제" [데이터클립]
  • ‘최애의 아이 2기’ 출격…전작의 ‘비밀’ 풀릴까 [해시태그]
  • '바이든 리스크' 비트코인, 5만5000달러로 급락…4개월 만에 최저치 내려앉나 [Bit코인]
  • 현아·용준형 진짜 결혼한다…결혼식 날짜는 10월 11일
  • '우승 확률 60%' KIA, 후반기 시작부터 LG·SSG와 혈투 예고 [주간 KBO 전망대]
  • 맥북 던진 세종대왕?…‘AI 헛소리’ 잡는 이통3사
  • [기회의 땅 아! 프리카] 불꽃튀는 선점 전쟁…G2 이어 글로벌사우스도 참전
  • 국산 신약 37개…‘블록버스터’ 달성은 언제쯤? [목마른 K블록버스터]
  • 오늘의 상승종목

  • 07.08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79,857,000
    • -1.92%
    • 이더리움
    • 4,252,000
    • -0.09%
    • 비트코인 캐시
    • 469,400
    • +3.07%
    • 리플
    • 609
    • -0.65%
    • 솔라나
    • 195,200
    • -0.31%
    • 에이다
    • 519
    • +2.17%
    • 이오스
    • 724
    • +0.84%
    • 트론
    • 178
    • -1.11%
    • 스텔라루멘
    • 121
    • -2.42%
    • 비트코인에스브이
    • 51,000
    • -0.2%
    • 체인링크
    • 18,260
    • +1.84%
    • 샌드박스
    • 413
    • -0.72%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