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비없이 덤비다 2달만에… 저축銀 인수 잇단 좌초

입력 2016-12-28 09:26 수정 2016-12-29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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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자들이 철저한 준비없이 저축은행을 사들이려다 금융당국 심사 문턱에서 좌절하고 있어 고객들 불안만 자초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8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강원저축은행을 인수하려던 유지인트는 금융감독원의 대주주 변경 사전심사에서 ‘대주주 불안정성’ 문제 지적을 받아 지난 23일 인수 계약을 최종 해제했다.

이는 유지인트가 지난 10월 강원저축은행 지분 100%를 130억 원에 인수하기로 계약을 체결한 지 2달 만의 일이다.

금감원은 인수 좌초의 원인이 유지인트 측에 있다고 지적했다. 금감원은 유지인트 대주주의 불안정성 문제를 지목했다.

유지인트 대주주는 지분 10.55%(올해 9월 기준)를 보유한 딜던쉐어즈다. 딜던쉐어즈는 지난 8일 유지인트를 담보로 ‘최대주주 변경을 수반하는 대출’을 81억 원 받았다.

이는 상환 기한(내년 3월8일까지)내 빌린 돈을 갚지 못하면 유지인트의 최대주주가 딜던쉐어즈에서 대여해준 쪽으로 바뀌는 것을 의미한다.

금감원은 이런 대주주 불안정성 문제가 저축은행 인허가 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한다고 판단해 “승인 받으려면 대주주 불안정 문제를 해결하라”고 지시했다. 하지만 유지인트는 이를 지키지 않았고 결국 2달만에 인수가 좌초됐다.

저축은행 인수가 좌절된 사례는 이뿐만이 아니다. 핫텍은 작년 10월 유니온저축은행 지분(45.4%)을 120억 원에 인수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인수자금 마련 문제로 지난 8월 인수를 철회했다. J트러스트도 지난 10월 DH저축은행 대주주 지분 전량을 약 323억 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지만 금융당국의 적격성 심사를 통과하지 못했다.

잇따른 인수 무산의 근본 원인은 사들이는 쪽의 ‘막무가내식 인수’행보에 있다고 업계는 지적한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금융과 무관하면서 경영상황도 좋지 않은 인수 측 개인오너들이 ‘금융 사업 한번 해볼까’하는 단순한 생각으로 접근하는 것이 문제”라며 “은행 인수는 버겁고 저축은행은 덩치도 작고 접근성도 좋으니 뛰어드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지인트는 공작기계 전문 제조 업체다.

결국 불안해하는 것은 고객들이다. 고객들은 가입 저축은행에 문제가 있어서 인수자가 사들이는 것을 거부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강원저축은행 관계자는 “고객들이 불안해하고 있어 경영상 문제가 없음을 이해시키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만큼 당국이 철저하게 저축은행의 새 주인을 가려낸다는 점에서는 장기적으로 고객에게 이득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J트러스트는 인수계약을 체결하긴 했지만 아직 금융당국 승인을 못 받은 걸로 안다"며 "다만 다른 인수자와는 달리 대주주 불안정성 문제, 인수자금 문제가 아닌 절차상 문제가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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