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병호의 독서산책] 레이먼 벌링스·마크 헬리번 ‘시장을 뒤흔드는 크로스오버 아이디어’

입력 2016-12-12 10: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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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디어를 훔쳐라, 업종을 리믹스하라

“우리는 위대한 아이디어를 훔치는 데 부끄러워해 본 적은 없다.” 스티브 잡스가 남긴 말이다. 하늘 아래에 완전히 새로운 것은 없다. 아이디어는 이것저것을 조합하면서 나온다.

레이먼 벌링스와 마크 헬리번의 ‘시장을 뒤흔드는 크로스오버 아이디어’는 “창조성은 결국 연결하는 것이다”라는 기본적인 믿음과 사례 그리고 방법 모음집이다. 이른바 ‘크로스 오버’는 무엇을 말하는가. “크로스 오버는 새로운 사고방식이라는 단순한 차원을 넘어, 업종이라는 틀을 벗어나 사고함으로써 다른 분야에서 배움을 얻는 과정이다.” 이 책은 낯선 것들을 조합함으로써 능력을 개발하고, 문제를 해결하고,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예를 들면, 병원은 호텔에서 배울 수 있고, 자동차 제조업체는 게임 업체에서 배울 수 있고, 화학 업체는 페스티벌 진행 업체에서 배울 수 있다.

이 책의 강점 두 가지를 들자면, 하나는 연구실에서 나올 수 없는 것이란 점이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생생한 실전 사례를 문자는 물론이고 시각적으로 생생하게 전달하고 있다는 것이다. 크로스오버 아이디어 사례 몇 가지만 들어보자. BMW 차량에 장착되어 있는 아이드라이브 시스템은 운전자가 시선을 전방에 둔 채 사용하도록 돼 있다. 이 장치는 복잡한 운전 방식을 단순화한 것인데 비디오 게임 산업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나이키 삭스’라는 제품은 세계 최고의 자동차 경주대회인 ‘포뮬러 원’에서 사용되는 충격 흡수장치에서 착안된 것이다. 이 제품의 독특한 점은 충격 흡수 기능을 가진 신발에 탄성 회복 기능을 추가해 히트하는 데 성공한다.

웍스사의 트위스트 앤 고 전동 스크루 드라이버는 연발 권총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마치 권총에 총알을 장전하는 것처럼 나사를 끼우면 잃어버릴 걱정이 사라지게 된다. 모양도 권총처럼 미끈하게 만들어졌다. 런던 토튼햄 코트 거리에 있는 공중전화 박스는 철거 대신에 무료 태양열 휴대전화 충전소로 변신 중이다. 위압적인 외형의 자기공명 영상 스캐너는 촬영 내내 신경에 거슬리는 굉음이 환자들을 공포에 빠뜨리곤 한다. GE의 어드벤처 시리즈는 해적, 우주, 정글, 산호섬, 사파리 등 주제별로 엔터테인먼트 산업으로부터 아이디어를 얻어 환자에게는 안정감과 기쁨을, 그리고 의사에게는 정확한 영상을 제공하는 데 성공했다.

책은 △왜 크로스오버인가 △크로스오버의 시작은 질문에서 △다른 산업이 고민하고 있는 문제들 △영감의 원천을 제공하는 산업들 △다른 산업이라면 어떤 방식을 사용할까 △당신의 업종이 직면한 도전과제를 해결하는 방법 △의외의 분야에서 아이디어를 훔쳐라 △업종을 리믹스하라 등 모두 8개 장으로 구성돼 있다.

조합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에 궁금함을 가진 독자들이 읽어볼 만한 책이다. 풍성한 조합 사례들에서 “아하!”라는 감탄사를 터트릴 만한 사례들을 여럿 만날 것이다. 시각적인 자료들과 세세한 응용 사례들을 천천히 읽어 나가다 보면 창조라는 것이 특정한 그룹이나 인물만의 전유물이 아님을 새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마지막 8장엔 조합을 가능하게 하는 9가지 비결들이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다. 이 비결을 소개하기 전에 나오는 마크 기제트 교수의 말은 오래 기억할 만하다. “양초 만드는 사람이 전구를 발명하지 않았고, 마차 만드는 사람이 자동차를 발명하지 않았다. 또 우체국이 이메일을 발명하지 않았다.”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이지만, 얻을 수 있는 지식과 사례는 풍성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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