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를 기다리는 부동산 경매 고수들

입력 2016-12-08 07:00 수정 2016-12-08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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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할상환제로 경매물건 급증하면 낙찰가 떨어져

『최영진 대기자의 현안진단』

한때 경매 부동산은 황금알 낳는 거위로 불리기도 했다.

시세보다 훨씬 싼값에 매입이 가능해서 그렇다.

더욱이 잘만 하면 법원 경매로 나온 부동산을 매입해 단기간에 2배 이상 차익을 남기는 경우도 없지 않아 그렇게 불리는 것도 별 로 이상하지 않을 거다.

그러나 요즘 경매 시장은 별로 재미가 없다.

물건 자체가 적은데다 경쟁이 심해 큰 이득을 볼 수 없는 분위기다.

많은 사람이 입찰에 참가해 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낙찰가율이 높다는 것은 거의 판매 대금을 다 주고 사는 것이나 진배없다. 남는 게 없다는 의미다.

근래 주택의 낙찰가율이 5년 연속 상승해 올해 87.2%를 기록했다. 숫자로 보면 판매가보다 12.8% 싸게 사는 것 같지만 거주자를 내 보내는 이른바 명도 과정에서 생각한 것보다 비용이 많이 투입되면 손해를 보기도 한다.

그래서 경매 부동산 재테크로 돈을 벌려면 낙찰가율이 낮은 시절에 해야 투자해야 한다.

물론 권리관계가 복잡한 물건을 싼값에 낙찰받아 깔끔하게 정상 상품으로 만들어 내면 큰 돈을 벌 수 있지만 이는 프로 경지에 있는 일부 전문가들만 가능해 일반인의 영역이 아니다.

올해 법원 경매법정에 나온 부동산은 11월까지 모두 12만6000여건이다. 역대 가장 적은 수치다. 12월 분을 감안하더라도 14만 건 정도 되지 않을까 생각된다.

이는 경매건수가 가장 많았던 2005년 42만8883건의 32% 수준에 불과하다. 지난해 15만2506건과 비교해도 10% 정도 준 숫자다. 2005년 이후 2009년과 2013년에는 전년 대비 수치는 좀 늘었지만 나머지 해는 감소세를 이어왔다.

불경기에 경매건수가 많아진다는 속설과 다른 양상을 보인다.

국가 경제는 갈수록 악화되는 상황이지만 경매 부동산 건수는 자꾸 줄어드는 상황이니 말이다.

무슨 이유로 경매물건이 감소하고 있을까.

저금리 기조 때문이다. 대출 금리가 낮아 이자 부담이 별로 없다.가계부채 연체율이 낮아졌다는 소리다.

물론 소비자들이 지불 능력에 맞춰 대출을 받는 탓도 있지만 4~5%대였던 대출 금리가 2~3%로 떨어져 이자 갚는데 큰 어려움이 없어졌다는 의미다.

하지만 앞으로의 상황은 달라지지 않을까 싶다.

종전에는 대출금에 대한 이자만 내면 됐으나 이제는 이자와 원금을 함께 내는 분할 상환제가 시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고주택을 살 때는 수도권은 2월, 다른 지역은 5월부터 이미 분할상환 방식으로 대출이 이뤄지고 있다. 대출기간 10년에 3억원을 밀린다고 할 때 매달 250만원씩 나눠 원금을 갚는 형태다. 여기에 별도로 이자도 붙는다.

내년부터는 새로 분양받은 아파트 대출에 대해서도 분할상환 방식이 적용된다.

이렇게 되면 대출금 상환 부담이 커지는 것은 당연하다. 매달 이자와 원금을 갚아야 하기 때문에 소득이 받쳐주지 못하면 대출받아 부동산 사기가 쉽지 않다.

설령 대출을 받았다 하더라도 사업이 어려워지거나 다니던 직장에서 퇴직 당하는 일이 벌어지면 대출금 상환이 어려워진다.

이런 현상이 심해지면 경매 물건은 늘어날 수밖에 없다.

대출금을 제때 못 갚으면 담보 부동산은 경매로 넘어가기 때문이다.

경매 물건이 급증하면 주택시장에도 악영향을 미칠게 뻔하다. 경매 물건은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팔리는 경우가 많아서 그렇다. 고공 행진하던 낙찰가율이 쑥 떨어진다는 소리다.

낙찰가율이 하락하면 기존 주택시장에도 악 영향을 미쳐 전반적인 부동산시장은 좋을 리가 없다.

하지만 자금력이 풍성한 투자자 입장에서는 좋은 기회가 될 수 있다. 낙찰가율이 대거 하락하면 그만큼 싼값에 매입할 수 있어서다. 시장이 좋지 않더라도 일단 보유했다 좋은 시절에 되파는 재테크는 고수가 아니라도 가능하다.

경매시장을 잘만 분석해 보면 재테크 기회가 온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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