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최순실 시킨 그대로 안종범에 지시…재단 이름, 인사까지 챙겨

입력 2016-11-20 16: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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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비선실세' 최순실(60) 씨와 박근혜 대통령, 안종범(57)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 비서관으로 이어지는 의사전달 경로를 확인했다. 최 씨가 계획을 짜면 박 대통령은 그대로 안 전 수석에게 전달하며 지시를 내렸다는 게 검찰의 결론이다. 774억 원대 기업 강제모금을 하는 통로인 미르재단과 K스포츠 재단 설립에 세부적인 지시를 내리며 직접 관여한 것으로 나타난 박 대통령은 퇴임 이후 형사처벌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20일 검찰이 작성한 최 씨와 안 전 수석, 정호성(47) 전 청와대 비서관에 대한 공소장에 따르면 박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21일 안 전 수석에게 미르재단 설립을 지시했다. 이사장과 이사, 사무총장 등 구체적인 인선은 물론 '사무실은 강남 부근으로 알아보라'는 식으로 사무실 위치까지 지정해줬다. '재단 명칭은 용의 순수어로 신비롭고 영향력이 있다는 뜻을 가진 미르라고 하라'는 등 세부적인 사안도 직접 챙겼다. 이미 최 씨는 문화재단에서 일할 임직원 면접을 끝내고 명칭도 '미르'라고 정한 뒤였다. 박 대통령이 최 씨가 결정을 내린 그대로 안 전 수석에게 그대로 지시한 것이다. 전경련을 통해 모금액을 할당받은 삼성전자 등 16개 그룹은 미르재단에 총 486억 원을 출연했다.

K스포츠재단 조성 과정에서도 같은 경로로 의사가 전달됐다. 최 씨는 지난해 12월 K스포츠재단 설립을 위한 사업계획서를 작성하고 임직원 등을 정한 뒤 정 전 비서관에게 내용을 이메일로 전달했다. 10여일 뒤 대통령은 K스포츠 정관과 조직도를 안 전 수석에게 직접 전달했고, 안 전 수석은 이승철 전경련 부회장에게 '미르 때처럼 진행하라'고 지시했다. 현대차 등 16개 그룹은 이 재단에 총 288억 원을 냈다.

롯데그룹이 최 씨의 회사 더블루케이에 75억 원을 낸 경위도 마찬가지다. 최 씨는 더블루케이 실무진에게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사업을 기획하라'고 지시했고, 전국 5대 거점 지역에 체육시설을 건립하고 이권사업을 더블루케이가 담당하는 사업안이 마련됐다. 박 대통령은 불과 한달 뒤 신동빈 회장을 단독으로 만났고, 이후 안 전 수석은 '롯데그룹이 하남시 체육시설 건립과 관련해서 75억 원을 부담하기로 했으니 진행상황을 챙겨보라'는 지시를 대통령으로부터 받았다.

검찰은 박 대통령을 '공모 공동정범'으로 규정하고 피의자 신분으로 대면 조사를 벌일 방침이다. 헌법상 대통령은 내란이나 외환의 죄가 아니면 소추되지 않지만, 퇴임 이후에는 기소가 가능하기 때문에 박 대통령이 임기를 마치거나 탄핵심판 등에 의해 직을 박탈당할 경우 형사처벌 수순이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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