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법 1주일’ 식당·꽃집·골프장 직격탄… 불황에 소비심리 더 위축

입력 2016-10-04 10:38 수정 2016-10-04 1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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받는 쪽도, 주는 쪽도 처벌… 국민 전체가 ‘몸 사리기’ 모드

▲김영란법 시행 일주일이 지난 4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화훼공판장에 김영란법을 반대하는 문구가 걸려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김영란법 시행 일주일이 지난 4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 화훼공판장에 김영란법을 반대하는 문구가 걸려있다. (고이란 기자 photoeran@)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시행 일주일이 지난 가운데 식당, 술집, 꽃집, 골프장이 직격탄을 맞고 있다. 8월 소비는 열대야로 에어컨 판매 등이 늘면서 전월(-2.5%)의 부진을 씻고 2.0% 증가했으나 김영란법 시행으로 다시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법 적용 대상자가 공무원, 공공기관 근로자, 초ㆍ중ㆍ고 및 대학교 교직원, 언론사 종사자 등으로 광범위한 데다 ‘받는 쪽’뿐만 아니라 ‘주는 쪽’도 함께 처벌하도록 규정되면서 사실상 국민 전체가 몸을 사리고 외부활동을 자제하는 분위기다.

기업인들의 비즈니스의 무대인 호텔들도 매출이 줄어 울상을 짓고 있다.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내 한 레스토랑은 법 시행 이전 대비 30%가량 매출이 줄었다. 서울 삼성동 인근 5성급 호텔인 인터컨티넨탈과 광장동 워커힐호텔 등은 매출 감소를 우려해 3만 원 코스까지 내놨지만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직무 관련성이 있다 해도 사교나 원활한 업무수행을 위한 3만 원 이하 식사 등은 허용되지만 일단 조심하고 보자는 분위기가 팽배해 있기 때문이다.

골프장도 직격탄을 맞았다. 통상 10월은 골프장 잔디 컨디션이 좋아 성수기로 불린다. 하지만 김영란법 시행 후 첫 주말을 맞은 경기 남부 주요 골프장은 가을 성수기임에도 대부분 예약률이 100%에 못 미쳤다. 골프장들은 예약률이 더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결혼식장과 장례식장 분위기도 크게 달라졌다. 법 시행 이전 복도를 가득 메우던 화환 행렬은 더 이상 보기 어렵게 됐다. 이에 따라 국내 화훼업계는 울상이다. 업계 자체적으로 김영란법 시행에 따라 지난해 총 1조2000억 원이었던 매출이 올해는 8000억 원 수준에 머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김영란법 여파로 지역 축제의 만찬도 사라졌다. 경북 봉화군은 3일까지 열린 ‘봉화송이축제’의 첫 행사로 계획했던 환영 리셉션을 20년 만에 전격 취소했다. 송이축제 만찬에 송이와 소고기를 내놓으려니 3만 원을 훌쩍 넘기 때문이었다.

안동시도 지난달 30일 안동국제탈춤축제 개막식을 마치고 안동체육관 보조경기장에서 내빈, 각급 기관장, 출향 인사 등 250명을 초청해 환영 리셉션을 열려다 취소했고 울진군도 지난 1일 울진송이축제 개막식 때 기관단체장과 출향인 등 50여 명을 관내 식당에 초청하려던 환영 오찬을 취소했다.

김영란법이 시행되면서 저녁 약속을 미루거나 가볍게 하는 분위기가 계속되면서 밤늦게 손님을 태우던 택시와 대리기사들이 된서리를 맞고 있다.

법 시행 엿새 동안 국민권익위원회엔 위반 행위에 해당되는지를 묻는 서면 질의만 1000여 건이 쏟아졌다. 하지만 대법원 판례가 정립되기 전에는 속시원한 답변을 내놓기가 어려워 당분간 소비절벽 우려는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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