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파업] 車 1대 만드는데… 韓 26.8시간, 美선 14.7시간 ‘두배’ 차

입력 2016-09-29 10:37 수정 2016-09-30 06: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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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산성 대비 임금은 세계최고 수준

현대자동차 국내 공장의 생산성이 세계 최하위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임금인상을 요구하는 파업으로 올해만 2조5000억 원대의 생산차질을 빚고 있는 한국 공장과 달리, 현대차의 해외 생산 공장의 생산성은 글로벌 주요 완성차업체 중 최고 수준이다.

29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현대차 국내 공장의 HPV(자동차 1대 만드는 데 투입된 근로시간)는 26.8시간으로 미국 앨라배마 공장 14.7시간 대비 두 배 가까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HPV는 차량 1대를 생산하는 데 걸리는 시간으로 수치가 낮을수록 생산성이 높다. 비슷한 공장 자동화율 상황에서 국내 공장에서 차 1대를 생산하는 데 미국 공장보다 12시간이나 더 걸리는 셈이다.

여기에 같은 기간 생산라인의 적정한 인원배치 효율성을 나타내는 편성효율 역시 미국 공장 93%에 한참 뒤처진다. 국내 공장은 57.8%로 생산라인에 40명이 넘는 여유 인력들이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있다는 얘기다. 이는 현재 근무인원에서 30% 이상 감원해도 공장을 돌리는 데 문제가 없다는 의미다.

낮은 생산성 대비 임금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현대차의 국내 근로자는 1인당 9000만 원이 넘는 고액연봉뿐만 아니라 다양한 복지혜택을 누리고 있다. 지난 10년간 현대차 노조는 1인당 2000만 원 성과급과 격려금을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평균 기본급 인상률은 8%로 1인당 평균 360%의 성과급과 570만 원 격려금을 꼬박꼬박 챙겼다. 여기에 주식 지급과 특별한 귀책사유가 있지 않는 한 해고가 없어 ‘고임금ㆍ귀족노조’라는 불명예 수식어를 얻었다.

현대차 노조는 올해 임금 교섭에서 작년 대비 7.2%인 기본급 15만2050원(호봉 승급분 제외) 인상, 2015년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일반ㆍ연구직 조합원(8000여 명)의 승진 거부권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한편 현대차의 올 상반기 국내 생산량은 86만2401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1% 줄었다. 1분기 영업이익은 1조342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4% 급감했다. 반대로 해외 공장 실적은 대폭 개선됐다. 전체 9개 공장(중국 쓰촨 상용차공장 제외) 가운데 5개 공장이 지난해 동기 대비 매출이 늘었다. 1년 전 8개 공장이 마이너스 실적을 기록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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