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총파업 강행… 참여율이 정당성 가르는 열쇠

입력 2016-09-23 06:25 수정 2016-09-23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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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성과제 도입 반대를 이유로 국내은행 노동조합이 대규모 총파업을 예고하고 있다. 파업참여율이 사태의 향뱡을 가르는 중요한 변수가 될 전망이다. 참여율은 노조 내 파업 지지를 뜻하는 중요한 바로미터기 때문이다.

◇파업 참여율 안갯속으로… = 금융노조가 23일 총파업을 진행함에 따라 각 은행 노조지부의 상당 수 조합원들의 참여가 이뤄진다.

사측은 3만~4만 명으로 50% 이하의 참여율을 예상하지만, 노조와 일각에선 7만 명 이상의 대량 참여가 이뤄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최근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된 다수의 직원들도 조합원 자격을 얻으면서 사실상 관리자급 아래 직원들은 전원이 파업에 참여할 수 있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이날 참여율이 향후 파업 정당성 논란의 열쇠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노사 양측 간 예측이 워낙 차이가 커 전문가들조차 쉽사리 예측하기 힘들다는 분위기다.

우선 사측이 예상한 50% 이하 수준일 경우 금융노조의 목소리에 힘이 빠질 전망이다. 금융노조는 대규모 총파업으로 한목소리를 보여줄 것이라고 자신하고 있기 때문이다.

노조 조합원들조차 의견이 엇갈렸다는 뼈아픈 현실을 대비해야 한다.

사측에선 참여율이 80%를 넘을 경우 소비자 불편이 가중되고, 은행 이미지 실추로 이어질 수 있어 노심초사하는 분위기다.

◇개인성과 평가 가능한가 = 정부가 은행권 개인성과연봉제를 확대하려는 이유는 임금구조의 개혁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은행권 직원 급여는 다른 직업군보다 상대적으로 높다. 다른 나라와 비교해도 최고 수준이다.

은행 직원들의 생산성이 크게 떨어지면서 2014년 1인당 국내총생산(GDP) 대비 금융권 임금 비율이 한국은 2.03%로 미국 1.01%, 일본 1.46%, 영국 1.83%에 비해 매우 높다.

이 원인으로 지목된 것이 호봉제이다.

호봉제는 업무 성과와 무관하게 직급별, 근속 연수별 기준에 따라 상승하기 때문에 생산성에 맞게 유동적으로 임금 조정을 할 수 없는 게 단점이다.

국내 은행업의 발전이 더딘 반면 급여는 지속적으로 상승한 결과다.

반면 은행 노조 측에선 이미 팀별 성과제를 운영하고 있고, 업무상 개인별 성과 기준이 모호하다고 주장한다.

개인별 성과 판단 기준이 모호하면, 업무 외적으로 상급자와의 관계가 평가에 크게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실적 올리기 쉬운 업무만을 선호하고, 후선에서 지원하는 업무를 등한시하게 돼 원활한 조직 운영이 어렵다는 것도 이유다.

노조는 사측에 개인성과제 도입에 앞서 개인별 성과를 객관화할 수 있는 근거나 평가지표를 요구하고 있다.

그러나 다수의 관계자들은 이런 지표 개발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

그렇다고 현재 고임금 구조의 개혁을 무한정 뒤로 미룰 수는 없다는 게 정부 측 지지자들의 시각이다.

◇금융위ㆍ금노 간 등돌렸다 = 이번 총파업을 놓고 금융당국과 금융노조 간 한 치의 양보도 없다.

금융노조는 정당한 노조의 권한을 행사한다고 밝힌 반면, 금융위원회는 ‘무노동 무임금 원칙’ 준수 방침을 명확히 하고 근태관리 등을 철저히 해 불법적인 파업 참여를 미연에 방지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한다.

특히 파업 독려 과정에서 불법행위로 피해가 발생하는 경우에는 징계 및 민ㆍ형사상 책임을 반드시 묻겠다는 뜻도 재확인했다.

급기야 금융노조는 임종룡 금융위원회 위원장을 불법으로 파업을 방해한다며 직권 남용을 이유로 고소하기도 했다.

그러나 일각에선 자칫 은행업무 마비로 일어날 고객 피해 우려가 큰 만큼 파업 강도를 낮춰야 한다는 의견도 내놓았다.

금융노조에서도 ‘은행 고객을 볼모’로 파업을 진행한다는 비판 여론에 촉각을 세우고 있다.

총파업이 국민적인 공감대를 이끌어내지 못할 경우, 여론과 언론으로부터 고립될 수 있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은행이라는 공익과 사익이 공존하는 기관에서 파업을 감행했다는 데 시민들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반면 파업을 지지하는 의견도 나오며 시민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한편 시중은행들은 파업으로 혹시나 있을 고객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파업 참여율 단계별 대응책을 준비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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