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화 칼럼] 제4차 산업혁명과 혁신 생태계

입력 2016-07-18 1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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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활동은 기술 혁신과 시장 효율의 결합이라고 할 수 있다. 경쟁력 있는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고 시장을 통하여 더 많은 사람들에게 전파되도록 하는 것이 기업 활동이다.

그런데 기술 혁신과 시장 효율은 달라도 너무 다른 본질적 모순을 가지고 있다. 제품과 시장, 혁신과 효율의 모순을 극복하는 것이 기업가 활동이다. 상호 배타적 혁신과 효율을 순환시켜 기업에 생명을 불어넣는 혁신의 리더십을 기업가 정신이라고 정의한 이유다.

제4차 산업혁명은 기업 활동을 근본적으로 재편성하고 있다. 이제 혁신과 효율이 새로운 형태로 진화하기 시작했다. 혁신은 단독 혁신에서 생태계 혁신으로 진화하고, 시장은 O2O(Online 2 Offline)시장 플랫폼으로 진화하고 있다. 4차 산업혁명에서의 기업과 기업가 정신의 새로운 진화를 살펴봐야 하는 이유다.

4차 산업혁명은 기업 간의 경계를 붕괴시키고 있다. 혁신과 효율의 결합은 이제 기업의 내부 활동을 넘어서고 있다. 인스타그램의 혁신 역량이 페이스북의 시장 효율과 결합하면서 1조 원 이상의 기업가치로 평가된 것이다. 만약 인스타그램이 스스로 시장을 개척했다면 성공 여부는 불투명했다. 페이스북이 내부에서 인스타그램을 대체하는 노력을 했다면 경쟁사에 뒤질 수가 있었다. 혁신과 효율의 결합인 기업 활동이 기업 내부를 넘어서고 있다는 의미다.

이제는 혁신 전문기업과 시장 전문기업으로 분할되고 있다. 작은 벤처기업은 혁신 역량에, 거대 플랫폼 기업들은 시장 효율에 각각 주력한다. 그리고 이 둘은 혁신 시장에서 결합된다. 이것이 바로 제4차 산업혁명의 혁신 구조다. 단일 기업이 제품 개발부터 생산, 마케팅, 사후관리를 단독으로 이끄는 닫힌 사슬의 성장 전략은 급속히 쇠퇴하고 있다.

창업 기업들의 성장 경로는 이원화되고 있다. 창업 기업의 혁신을 시장 기업에 매각하고 다시 혁신하는 연속 기업가의 길과 스스로 세계 시장을 개척해 세계화하는 두 가지 길이다. 대체로 새로운 시장 기회를 발굴하는 기업들은 스스로 세계화를 꾀해야 한다.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페이스북과 아마존이 대표적 사례다. 이들은 주식 상장(IPO)를 통하여 자본을 회수한다. 그러나 이미 거대 플랫폼이 형성된 경우, 혁신을 만드는 기업들은 인수·합병(M&A) 전략으로 간다. 인스타그램과 위챗 등의 사례다. 이들은 M&A를 통해 투자 회수를 한다. 그래서 자본 시장에서는 소수의 거대 IPO와 다수의 M&A가 공존하는 투자 자금 회수 시장이 형성되고 있다. 그리고 상대적으로 M&A 시장이 더 급속히 증가되고 있다. 혁신의 가치가 급속히 증가되기 때문이다. 기업가 정신의 새로운 정의가 필요해진다.

이제 제4차 산업혁명을 맞아 한국의 기업혁신 전략의 일대 혁신이 요구된다. 내부 역량에 의한 혁신은 점진적 혁신까지만 유효했다. 이제는 와해적 혁신 시대가 되었다. 와해적 혁신의 기업 내부 추진은 성공률이 매우 낮다. 와해적 혁신은 △개방 혁신 △개방 플랫폼 △사내 벤처 이 세 가지의 적절한 조합만이 유일한 대응책이다. 이를 위해 기업은 효율 경쟁에서 혁신 경쟁, 특히 와해적 혁신 경쟁으로 전환하는 데 필수 불가결한 요소인 기업가 정신과 기업가적 문화를 창달해야 한다. 존 체임버스 시스코 회장의 “이제는 모든 기업이 스타트업같이 생각해야 한다”는 말은 와해적 혁신의 시대의 도래를 알리고 있다. 삼성이 이제 스타트업 문화를 강조하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스타트업 정신에 기반한 와해적 혁신 문화는 어떤 것인가? 그것은 개방과 공유, 협력과 생태계라는 용어로 정리될 수 있다. 왜 구글이 알파고의 소스코드를 개방하는가? 실리콘밸리 소프트웨어의 95%는 오픈소스다. 개방 협력은 더 빠르게, 더 싸게 혁신을 이룩할 수 있다. 우리는 이제 개방과 공유의 사상 아래 다양한 개방혁신 운동을 실천해야 할 것이다. 혁신과 효율이 순환하는 제4차 혁명, 바로 우리의 기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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