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상반기 가계의 재무건전성과 기업의 성장성이 악화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가계 부문에서는 부채 규모가 지속적으로 늘며 부채상환부담이 증가했다. 기업은 조선ㆍ해운의 재무건전성이 크게 악화되는 한편 글로벌 경기 둔화에 성장성도 크게 악화되는 모습이었다.
![(한국은행)](https://img.etoday.co.kr/pto_db/2016/06/20160630094213_896215_507_487.jpg)
한국은행은 30일 국회에 제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금융기관 및 외환부문의 건전성이 양호했지만, 가계 부채 규모가 지속적으로 늘고 기업부문 성장성이 크게 악화됐다.
3월말 현재 가계부채는 약 1223조원으로 작년 같은 시점보다 11.4% 늘면서 2014년 3분기(7~9월) 이후 증가세가 확대됐다. 처분가능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도 3월말 기준 145.6%로 전년동기대비 9.6%포인트 증가했다. 금융자산 대비 금융부채 비율은 지난해말 기준 44.8%로 전년말보다 0.1%포인트 상승했다.
처분가능소득 대비 부채상환지출 비율은 지난해 4분기 중 36.9%로 작년 같은 기간보다 0.8%포인트 하락했다.
조정환 한은 금융안정국장은 “저금리 기조가 장기화되면서 앞으로 가계부채가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며 “특히 저소득 취약가구를 중심으로 부채상환부담 증대에 따른 부실 확대 가능성에 유의해야한다”고 말했다.
기업은 수익성과 재무건전성 지표는 소폭 개선된 반면, 성장성은 악화됐다. 지난해 매출액 증가율은 2014년 마이너스 전환 후 지난해 감소폭이 대기업을 중심으로 더욱 확대됐다. 매출액영업이익률은 원자재가격 하락 등 영향으로 2014년보다 높은 5.6%를 보였다. 조선 해운 등 취약업종을 제외한 대부분 업종의 수익성은 다소 개선됐다.
재무구조와 단기 유동성은 소폭 호전됐다. 부채비율 200% 이상 기업 비중이 지난해말 기준 14.2%로 2013년 이후 낮아졌다. 다만, 조선 해운 업종의 부채비율은 여타 업종보다 높아 재무 건전성이 취약했다.
조 국장은 “기업 매출감소는 투자 축소로 이어져 장기적으로 기업 경쟁력과 수익성 저하를 초래할 수 있다”며 “저금리 기조 장기화로 인해 만성적 한계기업들의 퇴출이 지연되지 않도록 채권 금융기관들이 적극적인 여신관리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국내은행 기업여신의 부실채권비율은 올 3월말 기준 2.6%로 지난 2011년 3월말(2.8%)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은행별로는 특수은행(3.5%)이 2014년 이후 상승세를 보였고, 시중은행(1.8%)은 비교적 낮은 수준이었다. 특히, 조선사가 속한 기타운송장비(11.1%), 1차금속(4.8%), 건설(4.35) 등 취약업종의 부실채권비율이 높았다.
한은 측은 은행의 여신관리행태는 이자의 정상적 납입여부에 의존하는 사후적 관리 경향이 강해 사전적 리스크가 취약하다고 분석했다. 특히, 주요 은행의 경우 부실우려가 큰 기업에 대한 여신 중 57~88%를 이자 연체가 없다는 이유로 정상여신으로 분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다만, 최근 특수은행을 중심으로 추진되는 취약업종에 대한 구조조정이 원활히 진행될 경우 부실 누적에 따른 시스템 리스크 가능성이 크게 축소될 것으로 기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