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신한금융그룹, 하나금융그룹, 국민연금공단, 새마을금고, 행정공제회 등 21곳인 딜라이브 대주단 중 일부가 내부 기준을 마련해 국내 사모펀드(PEF) 1위인 MBK파트너스와 거래를 끊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연기금 고위 관계자는 “막대한 손실을 발생시킨 기관과 거래하지 않는 사내 규정을 마련할 수 있다”며 “일부 기관은 MBK파트너스에 구상권을 행사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전날 MBK파트너스는 극적으로 딜라이브 인수금융 만기 연장에 성공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금 손실 발생 가능성이 있는 만큼, 그간 손발을 맞춰 온 일부 금융기관과의 관계가 어려울 수 밖에 없었던 것이다.
대주단 일부가 이처럼 초강수를 둔 배경에는 MBK파트너스가 2조2000억 원의 인수금융 만기를 연장하는 데 있어 고통 분담을 하지 않았다는 판단 때문이다. 앞서 21곳의 대주단은 2007년 KCI 등에 빌려준 인수금융을 만기 연장하는 데 있어 MBK파트너스에 자금 출자 방안을 요구했다. KCI는 MBK파트너스가 딜라이브를 인수하기 위해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이다.
하지만 MBK파트너스는 “자금을 출자할 근거가 없다”며 이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IB업계 관계자는 “MBK파트너스가 대마불사 논리로 버틴 격”이라고 평했다.
대주단 일부가 MBK파트너스와 거리를 둘 예정이어서 향후 MBK의 인수합병(M&A)과 인수금융 모집에 차질을 빚을 가능성이 높아졌다. 국내 금융기관에 신뢰를 잃으면 자금 모집이 어려워질 수밖에 없어서다. 이와 관련 MBK파트너스 측은 “특별히 언급할 사안이 없다”며 즉답을 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