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면세점·글로벌 화학사… 무너지는 ‘신동빈의 꿈’

입력 2016-06-13 1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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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 추진동력 잃은 롯데

‘신동빈의 한·일 롯데 원톱체제’를 구축하며 글로벌 비전 달성을 위해 달려가고 있는 롯데그룹이 뜻하지 않은 외풍에 휘청거리고 있다. ‘형제의 난’을 추스르기도 전에 들이닥친 사정의 칼바람으로 원활한 그룹 운영이 차질을 빚고 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설정한 유통·화학·서비스(호텔·면세점·렌털) 3대 성장엔진은 압수수색이 시작된 지 단 며칠 만에 모두 타격을 입었다. 글로벌 1위 면세점·10위 화학회사 등 신 회장의 염원도, 아버지 신격호 총괄회장과 그룹의 숙원인 롯데월드타워 완공도 추진동력을 잃게 된 것이다.

◇액시올 포기… 신성장동력 화학 육성 차질 = 롯데그룹 본사와 주요 계열사가 검찰로부터 압수수색을 받은 10일 오후 늦게 롯데케미칼은 미국 액시올 인수 철회를 공식 발표했다. 7일 “연간 매출이 4조원에 이르는 액시올사 인수로 매출 규모를 21조원 이상으로 키워 글로벌 종합화학회사로 도약하겠다”는 야심찬 계획과 함께 인수 의향서를 제출한 지 불과 사흘 만의 일이다.

롯데케미칼은 “최근 그룹이 직면한 어려운 국내 상황과 인수경쟁이 과열된 점을 고려해 철회하기로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결국 그룹에 대한 비자금 수사가 발목을 잡은 셈이다.

신 회장은 화학사업에 남다른 애정을 갖고 있다. 1990년 롯데케미칼의 전신인 호남석유화학 상무로 입사하면서 한국롯데 경영에 처음으로 참여한 신 회장은 아버지 신 총괄회장이 다져온 유통과 함께 석유화학 사업을 그룹의 양대 축으로 성장시켰다. 화학을 그룹 핵심 사업군으로 육성시키기 위해 직접 나서 삼성 화학계열사 인수 ‘빅딜’도 성공시켰다. 온전히 자신의 힘으로 키운 회사로 평가받는 곳도 바로 롯데케미칼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신동빈 회장이 철회를 결정한 뒤 매우 아쉬워했다”고 전했다.

◇‘5조원 공모, 면세점 세계 1위’ 제동… 롯데 숙원도 차질 = 글로벌 면세점 1위의 꿈도 접게 됐다. 신 회장은 지난해 9월 국정감사장에서 “향후 서비스업의 삼성전자가 될 수 있으니 롯데면세점을 도와 달라”며 지지를 호소할 정도로 세계 1위 면세점 도약에 대한 절박함을 내비쳤다. 그러나 비자금 수사과 비리 의혹 등으로 글로벌 면세점 도약의 발판이 될 월드타워점 부활은 장담할 수 없게 됐다. 또 면세점 운영사 호텔롯데 상장도 무산되면서 향후 공격적 투자가 불가능한 상황이다.

신 회장은 당초 호텔롯데를 다음 달 21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해 5조2000억원에 이르는 자금을 확보한 뒤 인수·합병(M&A) 등 공격 투자에 나설 예정이었다. 롯데면세점은 2014년 기준(무디리포트 집계) 듀프리(스위스·48억5000만 유로)·DFS그룹(미국·37억5000만 유로)에 이어 세계 3위 면세점(33억4600만 유로)이다. 공모자금으로 대형 M&A를 1~2건만 성사시켜도 1, 2년 사이 2위 DFS를 제치고 1위 듀프리까지 위협할 가능성이 충분했다는 게 롯데의 설명이었다.

롯데 관계자는 “그룹 입장에서 호텔롯데 상장은 신 회장이 지난해 8월 약속한 기업지배구조 개선 사업의 핵심이기 때문에 그룹과 호텔롯데 임직원들이 모두 공들여 준비해왔다”며 “불가피한 대내외 사정으로 무기 연기돼 안타깝다”고 말했다.

신 총괄회장의 숙원이자 롯데그룹의 염원이 담긴 롯데월드타워 완공도 차질을 빚게 됐다. 가습기 살균제 사태로 노병용 전 롯데마트 대표(현 롯데물산 대표)가 최근에 구속됐고, 롯데월드타워 인허가 과정에서 특혜·로비 의혹이 불거져 수사 대상에 올랐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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