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병호의 독서산책] 유효상, ‘유니콘’

입력 2016-05-16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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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4개 유니콘 기업 ‘백과사전’

희한한 시대다. 창업한 지 불과 얼마 되지 않은 기업의 시가총액이 수천 억 원을 넘어서는 일이 예사롭지 않은 시대가 되었다. 한 분야를 파고들어서 수십 년 만에 반듯한 기업을 만들어낸 사람들에겐 놀랍기도 하고 기가 차기도 하는 현상이다. 흥미로운 점은 이처럼 혜성같이 나타나 급성장하는 기업들은 주로 기술에 기반을 두기보다는 사업모델 자체를 개혁해서 자리를 잡는다는 것이다.

혜성처럼 나타나서 놀라운 시장 가치를 만들어내는 기업은 전설 속의 동물인 ‘유니콘(Unicon)’으로 불린다. 이런 기업들의 대표주자는 2010년에 창업한 차량 공유 서비스업체인 우버다. 2016년의 기업 가치는 680억 달러(80조 원)에 달한다. 미국의 온라인 숙박 공유 서비스업체인 에어비엔비는 현재 250억 달러의 시장 가치를 갖고 있다. 수십 년간 호텔업계 절대강자로 세계적 대형 호텔 체인인 메리어트 인터내셔널보다 높은 금액이다. 중국의 스마트폰 제조업체인 샤오미의 약진도 눈부시다. 창립 4년 만에 460억 달러의 기업 가치를 자랑할 정도로 폭발적 성장세를 기록했다.

유니콘은 어떤 기업을 말하는가. 유니콘은 기업 가치가 10억 달러, 즉 우리 돈으로 1억2000억 원 이상에 이르는 신생 기업을 말한다. 전설 속 동물인 유니콘처럼 찾기가 어렵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처음에는 이들이 희소성 때문에 주목받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2013년 38개, 2014년 45개, 2015년 120개, 2016년 1월 기준 139개사로 늘어났다. 급속도로 증가하는 추세를 보면 이 시대는 무엇인가 특별한 것을 갖고 있는 시대라는 생각을 하지 않을 수 없다. 따라서 이제 유니콘은 특이한 현상이라기보다는 하나의 추세로 받아들일 수 있다.

그런데 최근 들어 또 하나의 특별한 현상을 목격할 수 있다. 유니콘보다 10배 이상의 시장 가치를 가진 기업들, 즉 데카콘도 속속 출현하고 있다. 데카콘은 미국의 블룸버그통신이 주식 시장에서 기업공개 전에 이미 기업 가치가 100억 달러를 넘어선 초거대 스타트업을 유니콘과 구분해 표현하면서 사용되었다. 흥미로운 점은 유니콘 가운데 많은 수의 기업들이 기업공개를 서두르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주식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하지 않더라도 자금 조달에 줄을 서는 사람들이 대기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여전히 유니콘 가운데 일부 기업들의 비즈니스 모델에 대해 의구심을 가진 사람들도 있다. 유니콘이라는 새로운 흐름을 잘 정리한 책이 유효상의 ‘유니콘’(클라우드나인)이다. 품이 정말 많이 들어간 책이다. 독자로서 미안한 마음이 들 정도로 유니콘의 비즈니스 모델이 가진 특성, 사업에 대한 자세한 소개, 그리고 창업 전후와 창업자에 관한 이야기가 일목요연하게 설명되어 있다. 이 시대를 주도하고 있는 174개의 유니콘 기업들에 대한 백과사전이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다. 책은 3부로 구성되어 있다. 왜 유니콘인가, 유니콘의 전체적인 개황과 현황 그리고 유니콘 기업 174개의 분석이다.

특정 기업에 대한 궁금함을 풀 수 있는 멋진 안내서로서의 역할을 다할 것이다. 또한 이 시대의 변화 추세를 이해하기 원하는 사람들에게도 큰 도움이 될 것이다. 대표적 기업들의 비즈니스 모델을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촘촘히 연결된 세상이 가져오는 기회의 문을 먼저 열어젖힌 사람들의 활동상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어렵다고 툴툴거리는 사람들도 많지만 한쪽에는 소리 소문 없이 세상이 혹은 기존의 사업모델이 어떻게 무너지고 있는가를 생생하게 보여주는 책이다. “아, 이렇게 세상이 변하고 있구나”라는 탄성과 깨달음을 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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