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병호의 독서산책] 제프 고인스 ‘일의 기술’

입력 2016-05-09 1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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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에 대한 소명, 나의 천직은?

“인생이란 다른 사람들의 삶에 미치는 영향을 빼면 의미가 없다.” 짧은 문장이 이런저런 생각을 하게 만드는 책, 제프 고인스의 ‘일의 기술’(CUP)이다. 분주한 세상살이에서 비전이니 소명이니 하는 것이 사치스럽게 들릴 수도 있다. 하지만 인간은 의미를 찾을 수 없다면, 한 걸음 더 나아가 소명을 찾을 수 없다면 많은 것들이 허망할 뿐이다. 여기에서 소명은 천직이나 평생의 일을 말하지만 자신의 갈망을 채워줄 무언가일 수도 있고 우리가 세상에 태어난 이유일 수도 있다.

‘일의 기술’은 소명을 찾는 것에 관한 책이자, 천직을 찾아가는 길과 방법 그리고 실전 사례에 관한 책이다. 천직에 대해 저자는 짧고 단호한 질문을 던진다. “내 인생으로 무엇을 할 것인가? 수백 명이나 되는 사람들의 인생 이야기를 접하면서 저자는 일곱 가지의 공통점을 찾아낸다. 한 장에 하나씩 7장으로 구성된 책은 인식, 도제, 연습, 발견, 직업, 숙련, 유산이란 주제를 다룬다. 단계처럼 보일 수도 있지만 서로 동시에 진행되는 것이 자연스럽다. 평생의 일은 어떻게 발견되는 것일까. “평생의 일을 발견하는 과정은 엄연히 존재한다. 처음에는 혼란스럽게 느껴질 수 있으나 점차 그 혼돈에서 질서가 출현한다. 이 단계들을 충실히 따르며 주목하고 인내하면 뭔가 드문 것, 스스로 자랑스러울 만한 것을 얻게 된다.”

서평가도 저자의 주장에 동감을 표한다. “어쩌면 내가 이 분야에 재능이 있을 것 같기도 하다”는 막연한 인식에서 출발해 도제 훈련을 받듯이 꾸준하게 갈고 닦으면서 점점 혼돈 속에서 질서를 끌어냈던 것 같다. “아! 이게 내 일이구나”라는 식의 깨달음을 말한다.

세상 사람들은 천직을 찾는 첫 단계인 인식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천직이 다가올 때 우리는 그걸 알 수 있다. 운명처럼 그냥 안다.” 하지만 저자는 “무엇을 하고 싶은지 우리 삶에 말하려면 먼저 우리 삶의 말부터 들어야 한다”고 다른 의견을 제시한다.

세상의 정말 많은 사람들은 대세를 따르고 유행을 추종한다. 그들은 한 분야에 일가를 이룬 사람들을 자신과 다른 특출한 사람으로 여긴다. 그러나 굳건한 반석을 만들어낸 사람조차 처음 시작은 미약하기 짝이 없었을 것이다. “당신의 삶에 귀를 기울이라”는 문장에서부터 그들의 천직 찾기가 시작되었을 것이다. 허황된 꿈이나 대박을 바라지 않고 성실하게 자신의 일을 해나가면서 내면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 사람들만이 서서히 자신의 길을 찾아가게 된다. 마치 어둠이 가시고 새벽이 밝아오는 것과 같은 일이 벌어지게 된다.

모든 것이 짧아지는 이 시대에 천직 찾기에 나선 사람들에게 무엇보다 필요한 것은 세상 사람들과 다른 방식을 선택하는 것이다. “헌신과 더불어 인내도 필요하다. 고통을 끝까지 헤쳐 나가지 않으면 열정의 대상을 찾을 수 없다.” 이 책에는 열정을 찾는 많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듬뿍 들어 있다. 독자들은 이들의 이야기에서 공감과 위안 그리고 지혜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각 장의 끝에는 구체적 조언이 들어 있다. 첫 단계 인식과 관련한 조언은 “빈 종이에 가로로 길게 줄을 긋고 그 위에 당신의 삶에 있었던 중요한 사건들을 시간 순서대로 표시해 보라. 일정한 동향과 반복되는 틀과 뜻, 순간 등을 찾아 보라.” 독서의 길목마다 만나게 되는 격언들, 즉 “당신의 삶에 있었던 모든 사건은 미래의 순간을 위해 당신을 준비시킨다” 등과 같은 글들이 책을 읽는 당신이 더 깊이 생각하도록 이끌 것이다. 시간을 갖고 음미하듯 차분하게 읽어볼 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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