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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라고 조용히 발음해본다. 소니라는 이름이 우리말 ‘소리’와 비슷한 건 순전히 우연이겠지만 고것 참 어울리는 우연이다. 브랜드명을 들었을 때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는데, 소니를 들으면 집요한 장인의 모습이 떠오른다. 장인정신으로 무장한 채 방망이를 깎는 노인처럼 한 우물만 파는 그런 이미지. 소니의 블루투스 스피커 히어고(h.ear go)를 며칠 동안 만났다. 헤어질 때쯤 사자성어가 떠올랐다. 재색겸비.
재(才): 소리가 좋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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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귀는 아니지만 다양한 종류의 노래를 즐겨듣는 편이다. 사운드 테스트를 위해 레드벨벳의 ‘덤덤’부터 변진섭의 ‘그대 내게 다시’까지 세대를 넘나들며 음악을 들었다. 사실 에디터는 막귀라 음질을 구별할 수 있을지 걱정스러웠다. 하지만 ‘그대 내게 다시 돌아오려 하나요~’라는 도입부를 듣는 순간 ‘세상에 막귀는 없다’는 누군가의 위로가 떠올랐다. 지금까지 듣던 음향과는 확실히 다른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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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음부터 고음까지 왜곡 없이 깨끗하게 들렸다. 그동안 에디터가 사용했던 스피커들의 소리는 압축된 소리에 가까웠다. 풍성한 원음을 깎아 앙상한 뼈만 듣는 것 같은 느낌이랄까. 하지만 히어고는 덩어리를 통째로 듣는 것 같았다. 꽉 찬 소리를 한 입에 먹은 기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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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와 디자인이 ‘한 덩어리’라는 키워드로 통일성을 갖추고 있었다. 소리를 잘 구별하지 못하지만 ‘앗! 이건 확실히 다른 소리!’라고 느꼈던 이유가 그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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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에 모 브랜드의 무선 헤드폰과 블루투스를 써본 적이 있었다. 저가 제품이었기 때문에 그랬을 수도 있지만 그 스피커가 내뿜는 소리는 꽉 막힌 소리였다. 그때 ‘이게 블루투스 음향기기의 한계구나’라고 깨달은 후 무선 제품은 가까이하지 않았다. 소니 히어고는 무선임에도 풍부한 소리를 들려줬고 나의 편견을 없애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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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어고가 재색을 겸비했다는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 소리와 색 모두 만족스러웠기 때문이다. 소니는 이 작은 스피커에 그들의 오디오 기술을 듬뿍 탑재했다. 먼저 LDAC 전송이 가능하다. 기존 블루투스 오디오보다 약 3배 더 많은 데이터를 전송하는 기술이다. 최대 전송 속도는 990kbps. 단, LDAC을 지원하는 플레이어와 연결해야 고해상도 사운드를 경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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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S-Master HX 기술은 음원이 출력되는 전 과정을 디지털로 처리해 노이즈와 왜곡을 최소화하며, DSEE HX 기술은 압축 손실된 파일의 음질을 HRA급으로 업스케일링하는 기술이다. 이런 기술들 덕분에 소리를 들을 때 공간감이라고 부르는 풍성한 느낌을 느낄 수 있다. 소리로 둘러싸이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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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디터는 저음과 고음을 수십 번 왔다 갔다 하며 내 귀를 피곤하게 만드는 노래를 좋아하는데, 히어고는 어떤 노래도 잘 소화해냈다. 복잡한 이퀄라이저 설정 없이도 저음부터 고음까지 안정적이고 완성도 높은 사운드의 매력을 느낄 수 있도록 ClearAudio+ 기술을 적용했기 때문이다.
아무 노래나 틀어도 웬만큼 잘 나오니 좋았다. 연결하는 법은 간단하다. NFC 기능을 이용하여 스마트폰으로 히어고를 터치하면 연결할 수 있다.
색(色): 디자인이 아름답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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색깔이 중요한 세상이다. 그런데 색상이 중요하다 보니 그 색이 그 색이다. 잘 나가는 색만 따라 하기 때문이다. 모두가 실버나 골드만 내놓기로 합의를 본 것처럼 말이다. 히어고는 다르다. 챠콜 블랙, 보르도 핑크, 라임 옐로, 비리디안 블루, 시나바 레드 등 다섯 가지 색깔은 흔하지도 그렇다고 튀지도 않는다. 블루면 블루지 비리디안 블루는 뭐냐고 반문하는 사람들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제품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그럴 수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 것이다. 색상 명은 단순히 색깔을 수식하는 허세가 아니었다.
시나바(cinnabar)는 적색유화수은에서 볼 수 있는 주홍색이다. 약간의 탁한 빨간색은 메탈과 잘 어울리며 또 고급스럽다. 단순히 레드라는 말로 설명하기엔 부족한 색이기 때문에 ‘시나바 레드’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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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리디안(viridian)이라는 말 역시 생소할 수 있는데 비리디안이라는 말은 녹색이라는 뜻의 라틴어에 어원을 두고 있다. 약간 바랜 듯한 청색을 띤 녹색을 말한다. 다른 색상도 마찬가지다. 다 이유가 있는 이름이다. 색을 나타내는 두 가지 명사를 동시에 품고 있는 색상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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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튼도 정말 필요한 것이 아니고는 모두 생략했고, 심지어 버튼과 본체의 색은 같은 계열로 통일시켰다. 무채색은 일부러 없앴다. 그래서인지 봤을 때 튀어 보이는 색이 없다. 전원 버튼은 다른 톤을 적용해 쉽게 알아볼 수 있게 했다. 스피커의 무게는 0.79kg로 가방에 넣고 다니기에 부담스러울 정도는 아니다. 금속 소재라 손에 들었을 때 묵직하다는 느낌이 받을 순 있지만, 계속 들고 다닐 것이 아니라면 큰 단점은 아닐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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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도 들고 다닐만 하다는 생각을 한 이유에는 예쁜 디자인도 한몫했다. 가방에서 스피커를 꺼냈는데 누가 봐도 오디오스럽게 생긴 전자기기가 나온다면 약간 부끄러울 수도 있으니까. 재생시간은 최대 12시간. 아웃도어 환경에서 음악을 즐기기에 부족함이 없다. 특히 색이 정말 예뻤는데 왜 이런 색의 스마트폰은 안 나오는 건지 원망스러울 정도였다.
결론
히어고는 자랑하고 싶은 스피커다. 가방에 넣고 다니다가 친구를 만날 때마다 ‘내가 이런 제품이 있는데’라며 항상 꺼내 보여주고 싶은 그런 스피커랄까? 히어고의 전작 SRS-X99는 심플한 블랙의 정말 ‘소니스러운’ 디자인이였다. 이후 히어고는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변했고, 그 변신은 성공적이었다. 결론적으로 히어고는 패션 액세서리처럼 통통 튀는 색으로 내가 누구인지를 말해줄 수 있는 전자기기다. 이제는 다른 제품에서도 소니의 색깔 놀이를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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