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쁜집 고운집] 산은 집을, 집은 바위를… 자연과 조화된 ‘하나의 작품’

입력 2016-04-20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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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위 품은 단독주택

▲B.U.S Architecture는 한 자매의 의뢰로 지난해 경기도 양평에 2층 규모의 바위집을 건축했다. 박지현, 이병엽, 조성학 3명의 젊은 건축가는 이 집 초입에 위치한 거대한 바위의 특징을 따 집 이름을 바위집으로 지었다. 경량목구조로 지어진 이 집은 뒤로는 산을 끼고 있으며 북한강 전망을 갖추고 있다. 사진은 바위집 전경.
▲B.U.S Architecture는 한 자매의 의뢰로 지난해 경기도 양평에 2층 규모의 바위집을 건축했다. 박지현, 이병엽, 조성학 3명의 젊은 건축가는 이 집 초입에 위치한 거대한 바위의 특징을 따 집 이름을 바위집으로 지었다. 경량목구조로 지어진 이 집은 뒤로는 산을 끼고 있으며 북한강 전망을 갖추고 있다. 사진은 바위집 전경.

경기도 양평의 한 산자락에 거대한 바위를 품은 2층 높이의 단독주택 한 채가 조용히 자리잡고 있다. 주변 어느 것도 아랑곳하지 않는 듯 우뚝 솟은 바위는 자칫 이 집과 어울리지 않는 기운을 내뿜는 것처럼 보이지만 가만히 두고 보면 산과 집, 바위를 하나로 이어주며 부조화 속 조화를 이뤄낸다. 자연이 빚어낸 비현실적인 바위는 건축주와 건축가의 철학과 소통 끝에 묵묵하고 조용히 집의 일부로 스며들고 있다.

이 집의 명칭은 다름아닌 바위집이다. 실제 이 바위의 존재감이 어느 정도인지 느껴지는 대목이다. 산은 집을, 집은 큰 바위를, 큰 바위는 다시 작은 바위를 품고 있다.

이 대지에 처음부터 바위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돌이 많은 산지를 땅을 파내며 개발하는 과정에서 깊숙이 묻혀 있던 바위가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3명의 건축가가 이 바위를 처음 마주했을 당시 바위는 옆 대지의 집을 절묘하게 가리며 북한강이 펼쳐지는 전망으로 이들을 이끌었다. 이들은 이때부터 이 집을 바위집이라고 불렀다.

바위집 건축을 의뢰한 건축주는 한 자매다. 여행과 목공이 취미인 두 사람은 바쁘고 지치는 도시의 일상에서 벗어나 마음을 기댈 수 있는 집을 찾았다. 단순히 먹고 자는 물리적인 공간이 아닌 두 사람의 여행지를 꿈꿨다.

B.U.S는 이들의 요구를 우뚝 솟은 바위에서 찾았다. 바위를 제거하지 않고 집의 일부로 활용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계획이었다. 이 같은 생각은 건축주 자매의 생각과 일치하는 부분이기도 했다.

B.U.S는 일단 바위집의 쾌적함을 위해 경량목구조를 적용했다. 경량목구조는 시공이 용이하고 공기를 단축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콘크리트 타설을 위해 레미콘 차량 등이 들어서야 하는 어려움을 겪을 필요가 없다. 무엇보다 경량목구조가 주는 가장 큰 특징은 쾌적함이다. 제대로만 시공된다면 단열, 환기 등 쾌적한 환경을 만들어주는 장점을 지닌다. 콘크리트와 경량목구조에서 모두 살아본 건축주의 선택은 결국 경량목구조다.

세 건축가는 일반적인 전원주택의 경우 법적 규제로 건폐율이 제한, 전체 대지에서 건물이 차지하는 비중이 작은 점에 주목했다. 대부분의 전원주택이 건물 규모에 비해 기형적으로 큰 마당을 갖고 마당의 용도와 목적은 명확하지 않게 존재한다는 점이다.

이에 바위집은 일반적인 남향 배치에서 벗어나 대지 중앙에 배치됐다. 기형적으로 큰 마당과 한쪽으로 치우친 집과 바위가 아닌 마당을 최대한 분할하는 균형감 있는 배치를 선택했다. 대지 한가운데 놓인 집은 조망권을 확보하고 거실, 식당, 공방 등 집안의 모든 공간을 사방의 풍경을 마주할 수 있는 숨 쉬는 공간으로 만들었다. 인위적인 마당의 전망만 소유하는 게 아니라 주변환경을 집 안으로 끌어들여 집과 자연을 일체로 만들었다는 게 이 집의 포인트다.

실제로 바위집에 들어서면 방이나 복도와 주방·식당을 통해 거실로 들어가게 된다. 집 내부의 순환동선을 만들어 바위에서 시작해 뒤뜰의 숲을 거쳐 북한강이 보이는 거실까지 이어지게 했다. 집에 들어서는 순간 누군가는 방으로, 누군가는 주방으로 또 누군가는 2층으로 가는 길을 택하면서 다양한 주변환경의 모습을 마주할 수 있다. 3개의 각기 다른 성격의 마당을 만나며 길고 다채로운 풍경들을 즐길 수 있게 된다.

B.U.S 박지현 건축가는 “바위집은 대지의 환경에 의해 디자인 된 것으로 과거나 현재 유행하는 주택 스타일이 아니다”라면서도 “바위집은 자연스럽게 바위를 품고 사방의 풍경들을 바라보려는 여유를 갖고 있어 세월이 지나면서 주변환경, 바위와 함께 하나의 풍경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세 사람은 바위를 단순히 집 앞 풍경으로만 놔두지 않았다. 접근성을 높여 집의 일부로 녹아들 수 있도록 직접 만지고, 기대고, 오를 수 있도록 했다. 바위에 사다리를 제작해 기대놓은 이유도 이 때문이다. 실제로 바위 위에는 앉아 쉴 수 있는 넓은 공간이 있다. 제약이 될 수 있었던 바위는 멀리 양평 시내까지 내다 볼 수 있는 전망대이자 정자로 탈바꿈했다.

그는 “처음 건축주를 만나 집을 설계하면서 이 집이 가진 풍경 곳곳에서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을지 상상하는 즐거움이 컸다. 공방 앞 대청마루에 걸터 앉아 목공작업을 하거나 북한강 어귀가 보일정도로 맑은 날 바위를 전망대 삼아 올라가는 일상 등을 상상하고 이런 이야기로 바위집을 완성했다”며 “이 집은 마치 아주 오래전부터 있었고 그분들이 오랜 세월 이 집의 주인인 듯한 느낌을 준다. 바위집으로 두 자매의 기억이 남은 여행이 완성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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