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와 같은 상황이 와도 한국은행 외환보유액으로 충분히 위기를 극복할 수 있다는 결과가 나왔다. 또 한은 외환보유액 중 달러화 비중은 66%를 넘어서며 8년만에 최대치를 경신했다.
이같은 규모는 최근 국제금융시장 불안 등 외부 충격에 대한 완충 역할을 하는데 충분하다는게 한은의 평가다. 실제 한은이 IMF 외환위기와 같은 글로벌 금융위기 상황을 가정해 스트레스테스트를 실시한 결과 한은 외환보유액은 위기상황에서 필요한 유동성을 적시에 공급하는 데 문제가 없었다. 외화자산의 최대 손실 규모와 유동화 가능 규모, 유동화 기간 등을 점검한 결과다. 다만 정확한 수치는 공개하지 않았다.
유창호 한은 투자운용1부장은 “한은 외환보유액이 유동성과 안정성 측면에서 충분한 결과가 나왔다”고 전했다.
앞서 IMF도 지난해 5월 연례협의 후 공표한 보고서에서 우리나라의 외환보유액이 향후 추가적인 국제금융시장 불안 확대를 충분히 흡수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외환보유액 대비 단기외채 비율이 2008년말 74.0%에서 지난해 9월말 32.5%로 낮아진 점을 높게 평가했다.
한은은 금융불안에 대비하기 위한 조치도 취했다. 지난해 투자운용과정에서 신용부도스왑(CDS) 거래를 처음으로 도입했다고 밝혔다. CDS는 금융거래에 있어 보험과 같은 성격을 갖는 상품이다.
반면 한은 외환보유액 중 달러화가 차지하는 비중은 전년보다 4.1%포인트 증가한 66.6%에 달했다. 이는 2007년 65.4% 이후 가장 큰 비중이다. 아울러 2012년 57.3% 이후 3년연속 증가세다. IMF가 지난해 9월말 현재 기준으로 집계한 전 세계 외환보유액 중 미 달러화 비중은 64.0%였다.
미국 경제의 견조한 성장세와 미 연준의 정책금리 인상 기대 등으로 미 달러화가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면서 달러화 표시 자산비중을 늘렸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유 부장은 “미 달러화가 강세를 보일 것이라는 예측과 함께 그간 미 달러화 비중이 충분히 줄었었다는 인식도 반영됐다”며 “이는 전세계 중앙은행들의 공통된 인식”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