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국채시장 이변…마이너스 금리에 국채 인기 ‘쑥쑥’·물가 침체에 물가연동채는 침체

입력 2016-03-24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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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국채시장에 심상치 않은 기운이 감돌고 있다.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이 양적·질적 완화 차원에서 실시하는 대규모 국채 매입과 마이너스 금리 정책으로 국채시장에 이변이 일어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24일 보도했다.

현재 일본 국채 시장에서는 물가 침체로 물가연동 국채의 인기는 저조한 반면 보통 국채는 마이너스 금리 정책에 힘입어 비정상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물가연동 국채는 물가 상승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면 수요도 늘어나는데 최근 유가 하락 여파로 시장은 물가 하락세에 베팅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보통 국채는 수요가 급증하면서 마이너스 금리를 기록, 빚을 지는 쪽인 나라가 돈을 버는 역전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를 불길한 조짐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재무부는 23일 증권회사를 대상으로 한 회의에서 4월 물가연동 국채 발행 예정액을 1000억 엔 줄이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재무부는 연 4회 물가연동 채권을 발행하고 있는데, 국채 발행 규모를 줄이기로 한 건 2013년 이후 처음이다. 일본은행이 디플레이션 탈출을 위해 물가 상승률 목표치를 2%로 잡고 양적·질적 완화를 실시한 지 약 3년이 지난 현재에도 물가가 예상처럼 오르지 않자 당초 계획을 수정하기로 한 것이다. 투자 판단의 기준이 되는 기대 인플레이션은 2014년 1%가 넘었지만 지금은 0.3% 정도까지 떨어진 상태다.

반면 보통 국채 발행에는 이변이 일어나고 있다. 10년물 이하 국채는 수요가 몰리면서 발행 금리가 마이너스를 기록, 빚을 진 쪽인 국가가 돈을 버는 역전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국가가 투자자로부터 받는 ‘초과 수입’은 3월 중순까지 총 550억 엔에 달했다. 이는 일본은행의 대규모 매입에 따른 수급 압박과 2월부터 시작된 마이너스 금리 정책의 영향이 서서히 나타나는 것이라고 통신은 해석했다. 특히 10년물 이하 국채 수익률은 제로(0)%에도 못 미치는 등 장기 국채는 공급 물량이 부족해 플러스 금리 쟁탈전이 심각하다고 통신은 전했다.

후쿠생명보험의 스즈키 요시유키 자금 채권 부장은 “우리는 대량으로 갖고 있지만 팔지는 않는다”며 “보유한 국채에서 금리가 쌓이고 있는데, 만일 팔아 버린다면 다른 좋은 대안 투자처를 찾기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장기 금리의 지표인 1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은 지난주 사상 최저인 -0.135%를 기록했다. 블룸버그 데이터에 따르면 수익률 하락 폭은 일본은행이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도입하기 전날인 2월 15일 이후 최근까지 20베이시스 포인트(bp, 1bp=0.01%) 미만으로, 20년 만기 국채의 약 48bp, 30년 만기 국채의 약 70bp, 40년 만기 국채의 약 82bp에 비해 작았다. 이번 주 초 장기 국채 거래가 극히 소규모에 그치면서 30년 만기 국채와 40년 만기 국채 수익률이 역전하는 국면도 있었다.

일본증권업계협회 조사에서는 시중은행과 신탁은행, 생명보험 및 손해보험의 국채 거래량은 작년 11월에 총 14조9000억 엔으로 데이터 집계를 시작한 2004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일본은행의 이차원 완화가 시작되기 직전인 2013년 3월에 비하면 55%나 위축됐고, 마이너스 금리 정책이 시작된 2월은 15조9000억 엔으로 사상 두 번째로 저조했다.

일본은행은 지난 1월말 금융기관의 당좌예금 일부에 0.1%의 마이너스 금리를 적용하기로 결정했다. 수익률 곡선의 기점을 낮춰 거액의 국채 매입과 함께 금리 전반에 더 강한 하락 압력을 가할 방침이다.

다만 니혼게이자이신문은 국채 수익률이 제로 가까운 상황이 계속되면 이자 지급 비용은 예상보다 연 1조 엔 이상 감소할 것이라며 재정악화에는 단기적으로 제동이 걸리겠으나 자금 조달이 수월해지면 세출 확대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강해져 장기적으로 방만한 재정이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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