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 ‘바람난 여인’ 얼레지꽃!

입력 2016-03-24 10:28 수정 2016-03-24 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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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욱 금융소비자연맹 사무처장

한동안 기승부리던 꽃샘 추위가 물러가고 이제 봄기운이 완연하다.

봄의 전령사인 복수초와 바람꽃이 이미 피어올라 점차 북쪽으로 올라가고 있고 뒤이어 남쪽에서는 얼레지가 피기 시작했다. 산에 가면 지금도 간간이 눈과 얼음이 보이고 황량하기는 매한가지이나, 양지바른 곳을 가만히 앉아 눈여겨보면 봄꽃들을 만날 수 있다.

‘Spring’은 봄이라고 하지만 ‘일어나다’라는 뜻도 있다. 겨울 내내 죽은 것처럼 보이던 식물들은 동면의 잠에서 깨어 일어나 언 땅을 뚫고 어린 새싹을 내미는 강인한 생명의 힘을 보여준다.

봄의 대표적인 야생화 중 하나인 얼레지는 이른봄 양지바른 계곡과 산중턱에서 만날 수 있다. 꽃잎을 한껏 뒤로하고 화사한 자태를 뽐내는 얼레지는 잎이 얼룩이어서 얼레지라고 한다. 어린잎은 나물로 먹기도 하고 식량이 곤궁한 보릿고개에는 구황식물로 사람에게는 고마운 식물이다.

멸종위기 식물 2급인 기생꽃이 기생의 화관을 연상케 해서 기생꽃이라 한다면, 얼레지꽃은 일반인이 하기 어려운 짙은 화장으로 꽃단장을 한 기생을 연상케 하고 꽃잎은 뒤로 말아 올린 채 봄바람에 살랑거리며 도도한 자태로 뭇 남성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듯하다. 그래서 꽃말이 ‘바람난 여인’이라 하나 보다.

얼레지는 씨가 발아해서 꽃을 피우기까지 7년이 걸린다고 한다. 시간이 오래 걸리는 만큼 군락을 이루고 번식을 위해 더욱 아름다운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

봄 야생화들은 꽃들이 작아 찾기가 어렵지만, 그나마 얼레지는 잎이 얼룩이고 넓어 산중턱 양지 바른 곳에서 잘 찾아보면 볼 수 있다. 그러나 꽃을 보려면 몸을 엎드리다시피 낮추지 않으면 다른 봄 야생화와 마찬가지로 보기가 어렵다.

남쪽은 이제 피기 시작했고 중부는 아직 올라오지 않았지만 다음주면 볼 수 있을 듯하다.

금년 봄에는 자신의 몸과 마음을 한껏 낮춰 얼레지꽃을 마주해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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