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호텔신라에 따르면 이 사장은 한옥호텔 건축 계획이 서울시로부터 4번째 보류 판정을 받자 "한옥호텔 건축 요청에 대한 서울시의 보류 이유가 구체적으로 파악되면 이를 검토, 보완해 다시 신청하라"면서 한옥호텔에 대한 꿈을 접지 않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드러냈다.
앞서 서울시는 20일 열린 도시계획위원회에서 호텔신라의 '자연경관지구 내 건축제한 완화' 요청이 보류됐다고 밝혔다.
호텔신라는 지난 2011년 장충동 호텔신라 건물과 한양도성 성곽이 있는 부지에 3000억원을 투자해 정통 한옥호텔을 짓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고 서울시에 허가를 요청했다. 그러나 서울시는 이듬해 이 계획을 처음 반려한데 이어 2013년 2차 신청에 대해 보류 결정을, 2015년 3차 신청에는 반려 결정을 내렸다. 이번 4차 신청에 대해서도 역시 보류를 결정했다.
이 사장은 이번 4번째 도전에서 서울시의 요청을 대부분 수용해 호텔 건축계획을 대폭 변경했다. 지난해 도계위의 3번째 심의에서 안건이 통과되지 않자 서울시의 제안을 대부분 받아들여 계획안을 대폭 수정했다. 도계위는 도심 내 첫 한옥호텔이라는 점을 감안, 건축방식과 건물배치ㆍ층수 등에 대해 최소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고 신라호텔측에 전달한 바 있다.
신라호텔은 이에 따라 한옥호텔의 규모를 기존 지상 4층에서 3층으로, 지하 4층에서 지하 3층으로 2개 층을 축소했다. 호텔의 총면적도 2만6470㎡에서 1만9494㎡로 26% 줄였고, 객실 수도 207개실에서 91개실로 116개실을 감축했다.
그러나 신라호텔의 이 같은 노력에도 도계위 문턱은 넘지 못했다. 안건 자체가 보류되며 정식으로 다뤄지지도 않았다. 호텔신라 측은 서울시 도계위의 이번 결정에 조심스러우면서도 아쉬움을 표했다.
업계에선 자연경관지구와 역사문화미관지구가 섞여있는 곳인 만큼 특혜논란이 불거질 것을 도계위가 우려한 것으로 보고 있다. 도심 첫 한옥호텔이라는 상징성은 긍정적으로 고려할 만하지만 요청을 받아들일 경우 특정 이해관계자에게만 건축제한 규정에서 예외를 허용하는 모양새이기 때문이다. 특히 오는 4월 총선까지 앞두고 있어 쉽게 허가하기 어려웠을 것이란 해석이 지배적이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이번 사업은 한옥호텔이 없는 서울에 제대로 된 랜드마크를 지어 관광 내수를 진작하고 일자리도 창출하는 효과를 가지고 있다"면서 "회사에서도 3000억원을 투자하는 역점사업인 만큼 다시 도전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