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생각] 1월 8일 厚顔無恥(후안무치) 낯이 두꺼워 부끄러움을 모른다

입력 2016-01-08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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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겸 미래설계연구원장

누가 더 낯이 두껍고 부끄러움을 모르는가. 후안무치(厚顔無恥) 공방이 치열하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대표는 6일 “박근혜 대통령은 새해 첫 국무회의를 자화자찬과 남 탓으로 시작했다. 참으로 부끄러움을 모르고 얼굴이 두꺼운 자화자찬이다”라고 비난했다. 이 당의 김성수 대변인은 서면 브리핑에서 “대통령 공약으로 누리과정 예산을 국가가 책임지겠다고 해놓고 교육청 의무 지출경비라고 지방재정법 시행령을 개정한 뒤 이를 지키지 않는다고 시·도교육청을 공격하는 것은 정말 후안무치하다”고 비난했다.

후안무치는 시경 소아(小雅)편 교언(巧言)에 나온다. “생황과 같은 공교로운 말은/얼굴이 두껍기 때문이지”[巧言如篁 顔之厚矣] 하는 대목이다. 전체 여덟 행 중 마지막 두 행이다. 생황은 17개의 가느다란 대나무 관대가 통에 동글게 박혀 있는 관악기다.

선한 말이 입에서 나오는 건 당연하지만 생황과 같은 공교로운 말이 어찌 입에서 나올 수 있겠는가. 그런데 얼굴이 두꺼워 부끄러움을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듣기 좋게 꾸며진 말을 뜻하는 교언여황(巧言如簧)이나 교설여황(巧舌如簧)도 여기에서 나왔다.

우리말에도 “얼굴이 두껍다”거나 “벼룩도 낯짝이 있다”는 게 있다. 恥(부끄러워할 치) 자는 耳(귀 이)+心(마음 심)으로 이루어진 글자다. 남의 비난을 들으면 마음이 움직인다는 뜻에서 ‘부끄러워하다’는 뜻이 됐다고 한다. 중국 청나라 말기에서 중화민국 초기를 살다 간 이종오(李宗吾)가 지은 ‘후흑학(厚黑學)’은 뻔뻔하고 음흉한 처세술을 논한 책이다. 후흑은 두꺼운 얼굴을 뜻하는 면후(面厚)와 시커먼 속마음을 뜻하는 심흑(心黑)을 줄여서 만든 말이다.

후안무치와 비슷한 말로는 과렴선치(寡廉鮮恥) 면장우피(面帳牛皮) 면피후(面皮厚) 철면피(鐵面皮) 박면피(剝面皮) 등을 들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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