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절벽, 위기인가 기회인가] 고령 직원은 ‘장애물 아닌 기회’

입력 2015-12-24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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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근로자 채용 기업 고객만족도 높고 순이익도 증가… 日기업 ‘에스아이’ 정년 아예 없어

일반적으로 기업들이 나이 많은 근로자를 부담스러워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최근 일부 기업 사이에서 고령 근로자를 단순히 경영부담을 키우는 장애물이 아니라 ‘기회’로 여기는 인식의 전환이 이뤄지고 있다.

영국 버스 운영업체 내셔널익스프레스와 소매체인 B&G, 세계 최대 패스트푸드 체인 맥도날드, 바클레이스은행 등 다양한 부문에서 최근 고령 근로자들을 적극적으로 뽑아 눈길을 끌고 있다.

내셔널익스프레스는 올해 50세 이상의 고령층, 특히 자녀를 양육하느라 오랫동안 일을 하지 못했던 여성들을 채용하는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톰 스테이블스 내셔널익스프레스 매니징디렉터는 “우리 고객층은 매우 넓기 때문에 이에 대응하기 위한 다양한 인력 채용에 가치를 두고 있다”며 “직원들이 가진 폭넓은 기술과 경험은 회사를 강하게 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맥도날드는 영국에서만 60세 이상 노인을 1000명 이상 고용하고 있다. 이들은 주방에서부터 고객 응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근무하고 있다. 맥도날드가 지난 2009년 랭카스터대에 의뢰한 조사에서 60세 이상 노인을 직원으로 둔 매장은 그렇지 않은 곳보다 고객만족도가 20% 높았다.

영국 소매업체 B&Q는 아예 정년을 폐지해 3만5000명 직원의 약 3분의 1이 50세를 넘었다. DIY(Do It Yourself, 가정용품 제작을 직접 하는 것) 아이템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B&Q는 고령 근로자들이 주고객층과 나이가 비슷하며 대부분 집을 갖고 있고 DIY 지식도 풍족하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이미 지난 1989년부터 이들을 적극적으로 채용하기 시작했다. 회사는 채용정책을 바꾸고 나서 고객만족도가 높아져 순이익이 18% 늘어나는 효과를 거뒀다고 강조했다.

BMW는 고령 근로자 근무를 장려하기 위해 지난 2007년 독일 딩골핑 공장의 생산라인을 고령자 전용으로 바꾸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무릎 충격을 줄이고자 나무 바닥을 설치하고 높이를 자유자재로 조절할 수 있고 확대경이 설치된 작업대 등 작업환경을 개선한 것이다. 회사는 오는 2020년 50세 이상이 전체 공장 직원의 45%를 차지할 것이라며 이런 조치를 취했다.

혼다는 이달 현재 60세인 정년을 65세로 연장하기로 했다. 이는 일본 자동차업계 사상 최초다. 일본 최대 증권사인 노무라증권은 지난해 4월부터 정년을 65세로 연장하고 최장 70세까지 재고용하는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일본 데이터 입력 업체 에스아이는 1991년 설립 당시부터 정년을 아예 두지 않았다. 현재 이 회사의 직원 중 60세 이상은 14%를 차지한다. 에스아이는 근무시간을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는 자유출근제, 나이와 관계없이 업무 내용으로 급여가 결정되는 ‘동일 노동 동일 임금’ 제도 등을 통해 고령 근로자들이 근무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가고 있다.

나이 많은 근로자를 활용하는 것은 고령화 시대로 접어들면서 기업은 물론 국가적으로 중대한 과제가 되고 있다.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드는 가운데 그 공백을 메울 수 있는 인력을 노인 계층에서 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영국 공인인력개발연구소(CIPD)는 지난해 7월 보고서에서 “오는 2025년 영국에서 결원 규모는 약 1350만개에 이를 것이나 학교를 졸업한 젊은층은 700만명에 불과할 것”이라며 “기업들이 노인 채용을 꺼린다면 소비력에도 영향을 미쳐 영국 경제에 엄청난 악영향을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 영국과 호주 등은 이미 정년을 폐지했고 일본과 독일, 프랑스 등이 최근 수년간 정년을 연장하는 등 세계 각국 정부도 노인 인력 활용에 고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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