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생각] 12월 21일 首鼠兩端(수서양단)

입력 2015-12-19 21:21 수정 2015-12-21 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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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갈까 들어갈까 망설이는 쥐 임철순 주필 겸 미래설계연구원장

쥐 한 마리가 구멍으로 머리만 내밀고 요리조리 엿보고 있다. 나갈까 들어갈까, 진퇴와 거취를 결정하지 못하고 망설이는 모습이 탈당 여부로 고심하는 새정치민주연합의 어떤 의원들같이 보인다. 수서양단(首鼠兩端)이다.

수서(首鼠)는 머리를 내밀고 있는 쥐, 양단(兩端)은 반대되는 두 끝을 말한다. 사마천의 사기 위기무안후열전(魏其武安侯列傳)에 나온다. 한무제 때 외척 위기후(魏其侯) 두영(竇嬰)의 편을 들던 장군 관부(灌夫)가 실수를 저지르자 두영의 정적 무안후(武安侯) 전분(田蚡)은 그를 옥에 가두고 여러 죄를 씌워 사형에 처하려 했다.

이때 두영이 무제에게 상소를 올려 관부의 처리가 조신들의 공론에 부쳐졌다. 어사대부 한안국(韓安國)이 천자의 재단(裁斷)에 맡겨야 한다고 주청하자 한무제는 신하들의 어정쩡한 태도를 보고는 토론을 중단해 버렸다. 전분이 한안국을 수레에 태우고 돌아오며 이렇게 꾸짖었다. “그대와 함께 대머리 늙은이를 해치우려 했는데, 어째서 수서양단의 태도를 취한단 말인가?”[武安已罷朝 出止車門 召韓御史大夫載 怒曰 與長孺共一老秃翁 何爲首鼠兩端]

두영과 전분은 둘 다 오초(吳楚)의 반란군을 진압하는 공을 세웠다. 두영은 조정의 실세였고 전분은 그에게 아부하는 처지였지만 전분의 누이가 황후가 되면서 형세가 역전돼 두영은 옥에 갇혔고, 일족과 함께 사형에 처해졌다. 이들에 대해서는 9월 27일자에 일부 소개했다.

수서양단과 비슷한 말로는 일에 부닥쳐 결단을 하지 못하고 앞뒤를 재며 어물어물한다는 첨전고후(瞻前顧後)가 있다. 전첨후고(前瞻後顧)라고도 한다. 출전은 후한서(後漢書) 장형전(張衡傳). 유예부결(猶豫不決)도 같은 뜻이다. 바둑을 두는데 돌을 어디에 놓을지 아무 작정이 없다는 거기부정(擧棋不定)도 재미있는 말이다. 출전은 춘추좌씨전(春秋左氏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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