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샌드백 한국 경제] 日에 치이고 中 추월당할까 전전긍긍

입력 2015-12-07 16:17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한국 기업 성장·수익성 하락세… 企, ‘R&D·사업재편’ 政 ‘수출지원’

한국 경제가 막다른 코너에 몰렸다. 일본에는 가격 경쟁력, 중국에는 기술에서 우위를 보였던 과거 한국 경제가 이제는 일본의 엔화 약세와 중국의 기술력 향상 탓에 ‘샌드위치’에서 더 나아가 ‘샌드백’ 신세가 되고 있다는 진단이다. 이러한 변화를 반영하듯 우리나라 제조업의 성장성과 수익성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기업들이 연구개발(R&D) 투자와 자발적인 사업재편을 통해 수출 경쟁력을 강화하고 정부는 기업의 수출 지원에 힘을 쏟아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기술·가격 우위 옛말… 이제는 ‘샌드백’ 신세= 한국 산업이 과거 ‘중국에는 기술 우위, 일본에는 가격 우위’라는 공식이 깨진 지 오래다. 산업 현장에서 직접적으로 느끼는 체감지수는 겨울 한파보다 더하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국내 주요 업종별 단체와 협회 30곳을 대상으로 한·중·일 경쟁력 현황 비교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응답 단체 24곳 중 19곳(79.2%)은 한국이 기술에서 이미 중국에 추월당했다고 판단하거나 3년 이내에 추월 될 것으로 전망했다.

일본과의 비교에서는 응답 단체의 65%가 기술 면에서 여전히 뒤처져 있다고 답했으며 심지어 가격 경쟁력에서 일본과 유사 또는 열세라고 응답도 70%나 됐다. 향후 중국과의 경쟁에 대해 응답단체 91.7%가 부정적으로 내다봤고 일본과의 경쟁력 전망에서도 65%가 악화를 예상하는 등 우리나라 산업계의 위기감이 매우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 현 경제상황에 대해 30개 중 20개 단체(66.7%)가 ‘매우 심각하며 장기간 지속될 것’이라고 진단했지만, ‘위기 수준이 아니다’와 ‘다른 나라에 비해 좋은 상황’이라고 응답한 곳은 3곳(10%)에 불과했다. 2008년 금융위기와 비교해 경기 체감수준은 어느 정도인지를 묻는 말에는 30개 중 7개 단체(23.3%)는 ‘더 크다’고 답했고 15개 단체(50%)는 ‘비슷하다’는 반응을 내놓았다.

(출처=전경련)
(출처=전경련)
(출처=전경련)
(출처=전경련)
(출처=전경련)
(출처=전경련)

◇경쟁력 저하에 성장·수익성 하락= 그동안 한국 경제가 지켜왔던 경쟁력 우위 요소가 열위로 돌아섰다는 점은 우리나라 제조업의 성장성과 수익성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는 점에서 고스란히 드러난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전체 기업의 매출은 2231조원을 기록했다. 2013년 2257조원에서 26조원(1.2%) 감소한 수치다. 한국 전체 기업의 매출액이 줄어든 것은 통계청이 조사를 시작한 2006년 이후 처음으로,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없었던 일이다.

기업의 수익성도 부진하다. 지난해 국내 기업은 1000원어치 물건을 팔아 법인세 차감 전 42원의 이득(순이익)을 남겼다. 세금을 제하면 기업이 실제 벌어들인 수익은 더 적다는 의미다. 조사 이래 최악이었던 2013년의 39.2원보다 소폭 개선됐지만 2006~2011년 50~60원대 이득에는 크게 못 미친다.

또 한국경제연구원이 지난달 연 세미나에서 신현한 연세대 교수는 한국·OECD 회원국·선진국·신흥국 200대 제조기업의 재무 비율을 비교한 내용을 근거로 국내 제조기업의 성장성과 수익성이 악화됐다고 밝혔다. 신 교수에 따르면 금융위기 직후인 2008년 우리나라 200대 제조업체의 매출액 증가율은 20.99%로 빠른 회복세를 보였지만 2009년 6.33%로 크게 떨어지기 시작해 지난해 0.52%로 급감했다.

반면 미국 등 주요 선진국 제조업체의 매출액 증가율은 금융위기 이후인 2009년 -6.95%까지 하락했으나 2010년 8.65%로 회복하고서 2012~2014년 3%대 후반에서 4%대 초반을 유지했다. 특히 지난해 우리나라 기업의 매출액 증가율(0.52%)은 선진국(4.16%), OECD 회원국(3.69%), 신흥국(5.06%)과 비교할 때 가장 낮았다. 영업이익률은 우리나라가 2000년 6.79%에서 2014년 4.23%로 하락한 반면 주요 선진국 기업의 영업이익률은 2000년 6.17%에서 2014년 8.01%로 상승했다.

(출처=전경련)
(출처=전경련)

◇민·관 난국 타개 보조 맞춰야= 전문가들은 우리나라가 이러한 어려움을 타개하려면 기업은 R&D와 자발적인 사업재편에 나서고 정부는 기업의 개선 노력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정책을 펼쳐야 한다고 진단하고 있다.

씨티그룹이 지난 6월 한 보고서에서 한국의 수출 감소 원인이 구조적이라면서, 적극적인 R&D 투자나 기술혁신 없이는 한국과 중국의 기술격차는 더 좁혀질 것이며 한국과 일본은 그대로 유지되거나 더 확대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엔화 약세가 지속되면서 일본 수출업체들이 적극적인 가격 경쟁과 R&D 확대에 나서면 이들의 점유율 확대와 기술력 향상은 시간문제일 것으로 전망했다.

현대경제연구원 한재진 연구위원은 “우리나라 상장기업 약 525개의 R&D 투자 효율성 지표가 한·중·일에서도 가장 떨어진다”며 “기업의 혁신적인 전략도 중요하지만 정부의 규제 완화와 R&D에 대한 인센티브 제도가 체계적으로 운용돼야 한다”고 밝혔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스페인, 잉글랜드 꺾고 '4번째 유로 정상'…MVP는 로드리·신인왕 야말 [유로 2024]
  • '따다닥'→주먹 불끈…트럼프 피 흘리는 '사진 한 장'의 나비효과 [이슈크래커]
  • 결혼식 굳이? 미혼남녀 38% "생략 가능" [데이터클립]
  • 2위만 만나면 강해지는 호랑이, 빛고을서 사자 군단과 대격돌 [주간 KBO 전망대]
  • FBI “트럼프 총격범, 단독범행…정신병력 없다”
  • 변우석 측, '과잉경호' 논란에 사과 "현장에서 인지할 수 없어…도의적 책임 통감"
  • 5대銀, 상반기 부실채권 3.2조 털어내…연체율 코로나 이후 최고 수준
  • 사법리스크 ‘최고조’ 달한 카카오…주가 시나리오 따져보니
  • 오늘의 상승종목

  • 07.15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89,153,000
    • +5.93%
    • 이더리움
    • 4,819,000
    • +7.49%
    • 비트코인 캐시
    • 550,500
    • +6.07%
    • 리플
    • 752
    • +0.53%
    • 솔라나
    • 219,400
    • +7.55%
    • 에이다
    • 613
    • +0.49%
    • 이오스
    • 816
    • +2.38%
    • 트론
    • 192
    • +0%
    • 스텔라루멘
    • 145
    • -2.03%
    • 비트코인에스브이
    • 61,850
    • +7.29%
    • 체인링크
    • 19,950
    • +7.09%
    • 샌드박스
    • 465
    • +4.73%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