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유가 기조가 장기화하면서 중동 산유국의 국부펀드들이 자산운용사에 맡긴 대규모의 투자금 회수에 나섰다.
6일(현지시간) 금융정보업체 이베스트먼트에 따르면 지난 3분기 중동 국부펀드들은 최소 190억 달러(약 22조1500억원)의 자금을 회수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국부펀드들이 3개월 만에 이처럼 많은 자금을 거둬들인 건 이번이 처음이라고 전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록을 비롯해 자산운용사들이 국부펀드에서 빠져나간 자금 규모를 밝히지 않고 있어 실제 투자금 회수 규모는 더 클 것으로 추산된다. 모건스탠리는 올해 2∼3분기에 블랙록에서 빠져나간 자금이 31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추산했다.
중동의 국부펀드들이 이처럼 투자금 회수에 나선 건 유가 하락으로 재정상황이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6720억 달러 규모의 자산을 운용하는 세계 4위 국부펀드인 사우디아라비아통화청(SAMA)은 자국 경기 부양을 위해 올해 약 700억 달러의 투자금을 회수했다. 세계 5대 국부펀드 중 4개가 SAMA와 같이 원유 수입을 기반으로 조성됐다.
펀드 운용사 아베르딘의 마틴 길버트 최고경영책임자(CEO)는 “저유가 기조가 계속되면 국부펀드에서 더 많은 돈이 빠져나갈 것”이라고 우려를 나타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