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베리아(여의도+시베리아) 증권가] 검찰 증권가 잡기 칼바람에 얼어붙은 증권가…‘여베리아’ 따로 없네

입력 2015-12-07 11:07 수정 2015-12-07 13: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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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전•현직 금융인 19명 구속 5년전 사건도 들춰… 무조건 털기에 인재 이탈 우려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 없다던데, 검찰이 5년 전 사건까지 들춰내니 긴장을 안 할 수가 없습니다.”

검찰이 증권 범죄 잡기에 박차를 가하면서 여의도 증권가에 칼바람이 불고 있다. 곪은 부분이 터진 것이라는 평가와 함께 증권가 전체를 ‘범죄 소굴’로 몰아가는 분위기가 거북하다는 지적도 있다.

7일 서울남부지검에 따르면 지난 4월부터 11월까지 불공정거래 등으로 적발된 전 ·현직 금융기관 임직원은 모두 27명으로 이 중 19명이 구속기소됐다.

특히 주식 대량매도(블록딜) 관련 사건과 무자본 인수합병(M&A) 과정에서 증권사와 기업 임직원, 증권 방송인 등 여러 방면의 전문가들이 ‘합작’한 증권 범죄가 드러나 충격을 줬다. 적발된 사례의 상당수가 3~5년 전 사건이라는 점도 증권 범죄의 깊은 뿌리를 실감케 하는 지점이다.

최근 3년간 188회의 블록딜을 성사시키며 관계 기관에서 ‘증권인상’을 수상하기도 했던 대형 증권사 법인영업부 소속 직원이 블록딜 알선 혐의로 구속되기도 했다.

현직 증권사 직원 5명과 증권 방송인 1명은 현대페인트 전 대표로부터 주식 매수 청탁을 받은 뒤 향응과 수천만원의 금품을 받고 시세조종에 가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상황이다.

대형 투자자문사 경영진과 펀드매니저가 주가조작 혐의로 구속된 사례도 나왔다. 검찰은 이들이 5년 전 벌인 시세조종, 금품수수 등과 관련해 혐의를 묻고 있다.

지난 3월 한미약품 연구원의 미공개 정보 유출 수사부터 이어진 증권가 단속이 연말 칼바람을 타고 더욱 날카로워지면서 업계 종사자들은 몸을 사리는 추세다.

A증권사 관계자는 “최근에는 메신저나 전화보다 직접 만나서 이야기하자는 분들이 많다”며 “별문제 없는 대화라도 괜히 찝찝함을 남기기 싫은 분위기”라고 말했다.

B증권사 관계자는 “검찰이 3~5년 전 시세조작 사건도 조사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나도 혹시 오해받을 일을 한 적 있는지 그간 자료를 검토해 봤다”며 “업계 동료가 수사를 받는 것을 보면 덜컥 겁이 나는 것은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검찰 수사가 계속되면서 여의도 전체가 ‘범죄 소굴’로 비칠까 우려스럽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C자산운용사의 펀드매니저 출신 임원은 “똑똑하고 일 잘하는 후배가 들어와도 최근 업계가 예전처럼 펀드매니저를 우대해주지 않기 때문에 자꾸 다른 직종으로 이탈하는 사례가 많아 안타깝다”고 말했다.

해당 임원은 “최근 증권가 전체를 개미투자자들이 이야기하는 ‘세력’으로 보고 범죄 집단처럼 무조건 때리기만 하는 분위기에도 인재 유출의 책임이 일부 있다고 본다”고 밝혔다.

한편 D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이러한 수사가 더욱 철저하게 진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몇몇 코스닥 업체는 특정 애널리스트나 기관과 거래를 트고 다른 사람에게는 전혀 정보를 주지 않아 곤란하게 하는 경우가 있다”며 “이번 기회에 그런 연결고리들을 차단해 정보가 공평하게 공유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문사모집합투자업’을 준비 중인 한 투자자문사의 준법감시인은 최근 사건들을 계기로 운용인력 선별 요건을 다소 수정했다고 밝혔다. 새로 운용 인력을 갖춰야 하는 상황에서 성과나 경력을 우선시했지만, 인상이나 평판에 더욱 신경 쓰게 됐다는 것이다.

그는 “개인의 부도덕한 실수로 벌어진 일이라도 기관들은 어느 운용사 출신이라는 것만으로 자금을 몽땅 빼가는 경우가 많다”며 “중 ·소형사에게는 한 사람의 잘못이 기업 전체의 위기로 번질 수 있어 운용인력 명단을 놓고 고심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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