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몽룡 명예교수는 이날 서울 여의도 자택에서 "국사 교과서를 24년간 써왔기 때문에 부탁하든 안 하든 동기는 마련돼 있었다"면서 "(국사교과서를 쓰지 못했던) 5년 공백을 보완해 교과서를 쓸 것"이라고 밝혔다.
최몽룡 명예교수는 애초 이날 오전 김정배 국사편찬위원장이 국정 역사교과서 집필기준과 집필진 구성을 설명하는 자리에 배석할 예정이었으나 불참했다.
불참 이유에 대해 그는 "제자들이 못 가게 막아 불참했다"면서 "연락을 준 제자들 중 3분의 2 정도가 반대했고 대부분 제자는 가능한 한 참여하지 말아 달라는 식으로 의견을 줬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행 검정 역사교과서가 편향돼 있냐는 물음에는 "어려운 문제로 내 입장에서는 대답할 수 없다"며 언급을 피했다. 현행 한국사 교과서를 봤냐는 질문에도 "너무 직설적인 질문"이라면서 "모르겠다"고 답했다.
다만 최몽룡 명예교수는 현재 역사교과서의 문제로 "(박사) 학위가 없는 고등학교 교사들이 집필에 참여해 권위가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고고학 전공인 최몽룡 명예교수는 역사교과서에서 상고사 부분의 집필을 담당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새 역사교과서에 삼국사기 기록을 충실히 인용하고 최근 단양 수양개 유적에서 발견된 얼굴 모양 유물 등을 새로 해석해 싣는 등 기존 내용과는 달라지는 부분이 많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몽룡 명예교수는 집필 기간에 대해서는 "과거 교과서를 쓸 때는 14쪽을 쓰는데 1년이 걸렸다"면서도 "하루에 한 시간씩 쓰면 짧고 10시간씩 쓰면 긴 시간인 만큼 충분히 (1년 안에) 가능하며 정부를 믿고 국편을 믿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명예교수는 서울대 고고미술사학과의 전신인 고고인류학과를 나온 뒤 1972년 26세에 전남대 전임강사로 시작해 1981년부터 2012년까지 서울대에서 교편을 잡았다. 40년간 교수 생활을 해 '최장수 고고학자'로 불리기도 한다.
1987년 한국상고사학회를 창설했고 '한국고대국가 형성론','인류문명 발달사','한국 고고학 연구의 제 문제' 등의 책을 썼다.
특히 1988년부터 2011년까지 5∼7차 교육과정 당시 고등학교 국사교과서 편찬에 참여한 인연으로 이번 국정 교과서 집필진에 참여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2007학년도 고교 역사교과서에 강원도 정선과 춘천, 홍천, 경기도 가평, 인천 게양구, 경남 진주 등지에서 출토된 유물 등을 근거로 한반도에 청동기 문화가 기존의 알려진 것 보다 최대 1천년 앞당겨 전래됐다는 점을 기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