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이성 뇌종양과 원발암은 유전자 변이 과정에서 각각 다른 유전적 특징을 가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대학교병원 신경외과 백선하, 병리과 박성혜 교수, 미국 하버드의대 부속병원(MGH) 종양내과 프리실러 브라스티아노스 교수(Dr. Priscilla Brastianos), 미국 다나파버 암연구소 종양내과 윌리엄 한 교수(Dr. William Hahn) 공동 연구팀은 전이성 뇌종양의 맞춤치료에 새 길을 여는 유전적 특징을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국제 저명 학술지인 ‘캔서 디스커버리(Cancer Discovery)’ 온라인판 9월호에 발표됐다.
연구팀은 전이성 뇌종양 환자 86명(원발암은 폐암 38명, 유방암 21명, 신장암 10명, 기타암 17명)을 대상으로 전이성 뇌종양과 원발암의 유전자 변이 양상을 분석했다.
원발암은 암세포가 처음으로 발생한 부위의 암이다. 이 암세포가 뇌로 전이되면 전이성 뇌종양이다. 예컨대 암세포가 폐에 처음 생겼으면 원발암은 폐암이며 이 암세포가 뇌에 전이되면 전이성 뇌종양이다.
그 결과 전체 대상자 중 53%(46명)에서 전이성 뇌종양이 원발암과 다른 유전자 변이를 나타냈다. 즉 같은 암세포라도 원발 부위와 전이된 뇌 부위의 암세포 유전자 변이가 서로 다른 것이다.
이는 전이성 뇌종양의 표적치료에 있어 매우 중요한 발견으로 전이성 뇌종양만이 가지는 변이의 특성에 맞게 표적치료 계획을 세워야 함을 의미한다.
연구팀은 또한 전이성 뇌종양끼리는 동일한 특정 유전자 변이를 가지고 있음을 밝혔다. 이 변이는 원발암은 물론 머리 외 부위 및 림프절로 전이된 종양에서도 전혀 나타나지 않은 전이성 뇌종양만의 특징이었다.
백선하 교수는 “기존의 전이성 뇌종양 환자의 표적치료는 원발성 종양의 결과에 큰 영향을 받았는데 이번 연구는 전이성 뇌종양에서 원발성 종양에는 없는 임상적으로 의미가 큰 유전자 변이들을 발견했다”며 “이는 향후 전이성 뇌종양 연구와 치료법 결정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전이성 뇌종양은 악성종양으로 최근 환자가 늘고 있지만 충분한 연구가 이뤄지지 못해 치료는 제한적이었다.
이번 연구는 서울대학교병원과 MGH병원 간의 2013년부터 시작된 협력의 결실이다. 두 기관은 2013년부터 6차례의 화상회의를 통해 환자의 증례와 치료법을 교환해왔다. 최근에는 연구협력을 강화했으며 현재 다수의 공동 연구가 진행 중이다. 이번 연구는 첫 구체적인 성과로 앞으로 뇌종양 치료에 도움이 되는 많은 연구가 발표될 것으로 기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