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물러나는 최광 이사장, 홍완선도 거취 불투명

입력 2015-10-21 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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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을 많이 했습니다. 조만간 거취를 정리하겠습니다. 심려를 끼쳐 드려 정말 죄송합니다.”

최광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20일 열린 정기 이사회에서 비상임이사들에게 이 같이 말했다. 이날 이사회에 참석한 한 사외이사는 “최 이사장은 평소와 달리 분위기가 무겁고 어두웠다”며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한테도 같은 얘기를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 이사장은 이날 전주에서 열린 이사회를 마치고 곧바로 서울로 올라왔다. 정 장관을 만나기 위해서다. 그는 정 장관에게 “책임을 지겠다”며 사퇴 의사를 밝혔다.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의 임면권을 둘러싼 갈등으로 결국 최 이사장이 자리에서 물러났다. “항상 올곧은 사람”이라는 주변의 평가를 받은 최 이사장이지만 갈등의 도화선이라는 주변의 시선에서 벗어나지 못한 셈이다.

최 이사장의 사퇴는 그가 정부에 반기를 든 것이 원인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그는 홍완선 기금운용본부장의 ‘연임불가’를 복지부와 상의 없이 결정했다. 전례가 없던 일이다. 이 때문에 정 장관도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정 장관은 20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도 “비연임을 결정할 때는 기준과 절차가 있지만 최 이사장의 행동은 부적절했다”며 “갈등이 생긴 것에 대해서는 이사장에게 책임이 있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최 이사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발언이다.

국민연금의 넘버 1, 2 간의 갈등 파문은 홍 본부장의 거취로도 관심이 쏠린다. 홍 본부장 역시 갈등의 한 축이었던 만큼 연임은 어려울 것이란 얘기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홍 본부장이 연임하면서 정부의 기금운용본부 공사화를 앞장서 추진할 것이란 전망도 만만치 않게 나오고 있다.

홍 본부장은 2013년 취임 때부터 기금운용본부의 분리를 주장했다. 이는 정부의 뜻과도 같다. 정 장관 역시 20일 기자들에게 “기금운용에서 독자성이 없으면 간섭을 여기저기서 받게 된다”고 말했다. 정부는 내년부터 기금운용본부의 공사화를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 이런 상황에서 기금운용본부의 수장을 교체하기보다는 연임을 통해 조직을 안정적으로 관리할 것이란 분석도 나오고 있다. 야당 의원의 한 보좌관은 “결국 최종 결정은 청와대의 의중에 달렸다”고 평가했다.

홍 본부장이 1년 연임하지 않는다 해도 당분간은 업무를 지속할 전망이다. 통상 기금운용본부장의 선임 절차는 3개월가량이 소요된다. 국민연금은 아직까지 이런 절차를 진행하고 있지 않다. 홍 본부장이 연임되지 않더라도 최소 올해 말까지는 직무를 수행할 것이란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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