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생각] 10월 7일 鮮克有終(선극유종) 끝까지 잘하는 사람은 드물다

입력 2015-10-07 11:06
  • 가장작게

  • 작게

  • 기본

  • 크게

  • 가장크게

주필 겸 미래설계연구원장

황제든 왕이든 사업가든 처음엔 다 잘한다. 그러나 초심을 잊지 않고 끝까지 잘하는 사람은 드물다. 시경 대아(大雅) 탕(蕩)편의 첫 장이 그런 걸 일러주는 내용이다. “하늘이 뭇 백성을 내셨는데/내리신 명령이 믿을 수 없음은/처음이 있지 않은 건 없지만/능히 끝이 있는 것은 적기 때문이라네.”[天生烝民 其命匪諶 靡不有初 鮮克有終]

조선왕조실록 중종 34년(1539) 10월 2일의 기록에 ‘靡不有初 鮮克有終(미불유초 선극유종)’이 나온다. 시강관 이찬(李澯)이 석강(夕講)에 임문(臨文)해 이렇게 아뢰었다. 임문은 책을 펴놓고 읽는 것이다.

“옛말에 시작은 누구나 하지만 유종의 미를 거두는 사람은 드물다 했습니다. 즉위 초년엔 어느 임금이나 잘 다스리겠다는 마음으로 정무에 힘쓰지 않는 이가 없지만 정사를 본 지 오래고 연세가 높아지면 점점 처음만 못함은 물론 나태한 마음이 뒤따르게 되는 것입니다.”[古云 靡不有初 鮮克有終 人君爲治之心 卽位之初 無有不勤者 至於臨政日久 春秋已晩 則漸不如初 而怠倦繼之]

그는 이렇게 덧붙였다. “우리 성묘(成廟)께서는 크게 능력을 발휘한 임금이셨는데도 신하가 ‘시작은 누구나 하지만 유종의 미를 거두는 이는 드물다’고 아뢰자 ‘지당한 말이다. 내 마땅히 머리맡 병풍에 써놓고 스스로 경계하겠다’고 하셨다 합니다.” 성묘는 성종이다.

과연 이보다 62년 전인 성종 8년(1477) 9월 13일에 그에 관한 기록이 있다. 지평(持平) 김언신(金彦辛)이 경연 때 “靡不有初 鮮克有終 여덟 자를 판자 위에 써 좌우(座右)에 두고 출입하실 때 관성(觀省)하여 잠시도 잊지 않으시면 (중략) 아름다울 것입니다”라고 말했다. 성종은 “그대 말이 대단히 좋다. 다만 침실에 이미 설치했고, 또 예전 사람의 경계하는 말을 병풍 위에 기록해 관성한다”고 답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 뉴스

  • 더 우울해진 한국인…10명 중 7명 "정신건강에 문제" [데이터클립]
  • ‘최애의 아이 2기’ 출격…전작의 ‘비밀’ 풀릴까 [해시태그]
  • '바이든 리스크' 비트코인, 5만5000달러로 급락…4개월 만에 최저치 내려앉나 [Bit코인]
  • 현아·용준형 진짜 결혼한다…결혼식 날짜는 10월 11일
  • '우승 확률 60%' KIA, 후반기 시작부터 LG·SSG와 혈투 예고 [주간 KBO 전망대]
  • 맥북 던진 세종대왕?…‘AI 헛소리’ 잡는 이통3사
  • [기회의 땅 아! 프리카] 불꽃튀는 선점 전쟁…G2 이어 글로벌사우스도 참전
  • 국산 신약 37개…‘블록버스터’ 달성은 언제쯤? [목마른 K블록버스터]
  • 오늘의 상승종목

  • 07.08 장종료

실시간 암호화폐 시세

  • 종목
  • 현재가(원)
  • 변동률
    • 비트코인
    • 81,405,000
    • -0.78%
    • 이더리움
    • 4,327,000
    • +0.72%
    • 비트코인 캐시
    • 467,500
    • -0.68%
    • 리플
    • 617
    • -0.48%
    • 솔라나
    • 198,200
    • -0.6%
    • 에이다
    • 531
    • +1.72%
    • 이오스
    • 731
    • -0.54%
    • 트론
    • 178
    • -3.78%
    • 스텔라루멘
    • 123
    • -3.91%
    • 비트코인에스브이
    • 51,700
    • -0.67%
    • 체인링크
    • 19,060
    • +3.76%
    • 샌드박스
    • 427
    • -0.93%
* 24시간 변동률 기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