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와 여성 ③] 여성고위관료 OECD 평균 이하…‘여성 최초’가 아직 화제되는 사회

입력 2015-08-19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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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유리천장, OECD 중 가장 ‘단단’ <6월,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

# 직장인 10명 중 7명 ‘유리천장 있다’ <5월, 사람인>

# 30대 그룹 계열사 10곳 중 7곳 여성임원 ‘제로’ <7월, CEO스코어>

한국의 유리천장(Glass Ceiling) 실태를 보여주는 결과들이다. 지난해 금융업계 최초로 여성 은행장이 등장하고 삼성전자, 포스코 등 산업계에서도 임원들의 활약이 두드러지고 있지만 아직 현실의 벽을 뛰어넘기엔 역부족이다.

이유가 뭘까. 한국 사회 인간관계는 대부분 학연과 지연으로 이뤄져 있기 때문이다. 연(緣)으로 점철된 이들의 관계는 회식과 술자리에서 더 끈끈해진다.

결혼과 출산으로 경력이 단절된 여성들이 일과 가사의 병행 속에서 이들과 유기적 관계를 맺기란 쉽지 않다. 유교문화에서 비롯된 남성 우월주의도 주요인 중 하나다.

이 때문에 여성들은 고위직 승진에 여전히 배제돼 있다. CEO스코어에 따르면 국내 30대 그룹 계열사 284곳 중 여성 임원이 전무한 회사는 210곳에 달한다. LS, 현대중공업, 영풍 등 8개 그룹은 35개 계열사에 여성 임원이 한 명도 없었다.

현장에서 느끼는 여성 차별은 더 심각하다. 금융위원회가 한국금융연구원에 의뢰해 조사한 ‘금융인력 기초통계 분석 및 수급전망 보고서’에 따르면 남성이 투자은행(83.6%), 자운용(76.3) 등 요직에 집중된 데 반해 여성은 영업·마케팅(49.8%)과 영업지원(44.3%)에 포진돼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개인고객을 접하는 창구영업에 여성인력을 활용하는 금융계 관행이 반영된 결과다.

직무 중요도가 상대적으로 떨어지다 보니 연봉도 더 낮다. 연 5000만원 이상 급여를 받는 남성 인력은 72.3%에 달하는 데 반해 여성인력은 절반(44.6%)도 채 안 됐다.

높은 현실의 벽에 여성들의 기대감은 점점 실망으로 바뀌고 있다. 지난 5월 사람인이 직장인 57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여성 인력 72%가 ‘직장 내 성차별이 있다’고 답했다.

그 체감은 여성(80.4%)이 남성(64.4%)보다 더 많이 느끼고 있었다. 2013년 조사 결과인 49%와 비교하면 비관적 답변이 2년 새 20%포인트 넘게 늘어난 것이다.

그러나 아직 좌절하긴 이르다. ‘유리천장을 깬 여성1’이 현장에서 조금씩 변화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금융권 최초로 은행장에 오른 권선주 IBK기업은행장, 처음으로 여성 대법관 자리에 앉은 김영란 서강대 석좌교수, 여상 출신으로 임원까지 오른 양향자 삼성전자 전무, 포스코 공채 출신으로 최초 임원 배지를 단 최은주 상무 등이 그 주인공이다.

물론 이들의 힘만으로는 부족하다. 제도적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 이에 일각에서는 여성임원의무할당제를 서둘러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한국의 여성 고위 관리직 비율은 11%에 불과하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인 30.6%와 비교하면 그 차이가 상당하다.

여성임원의무할당제는 지난 2003년 노르웨이가 최초로 공기업과 상장기업의 여성 비율을 최소 40%로 의무화하면서 시작됐다. 이후 프랑스와 스페인, 네덜란드 등도 할당제를 적용했고 독일 역시 관련 법안을 추진 중이다.

하영구 은행연합회장은 “석·박사학위 취득률, 외무고시, 사법고시 합격률 등을 통해 이미 여성의 능력은 검증됐다”며 “여성인력을 활용하지 않으면 경기침체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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