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家 운명의 날 D-1…日 롯데홀딩스 임시주총 앞두고 전운

입력 2015-08-16 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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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회장 우세 속 신동주 전 부회장 반격 여부 이목

17일 일본 롯데홀딩스의 주총을 앞두고 재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주총 결과에 따라 형제간 경영권 분쟁의 향방이 결정되는 동시에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직면한 그룹 운명까지도 좌지우지할 전환점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차남 신동빈 회장이 신임을 얻는다면 그룹 지배력과 조직 장악력은 한층 더 탄력을 받게 된다. 반면 장남 신동주 전 부회장이 뒤집기에 성공하면 롯데는 다시 한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분쟁의 소용돌이에 휩싸일 수 밖에 없다는 게 재계의 일반적인 관측이다.

◇‘대세는 나’…경영권 분쟁 종식시키려는 신동빈 = 신 회장은 연휴 직전인 지난 13일 일본으로 향했다. 대국민 사과 때 지배구조 개선과 기업투명성 강화 등 그룹 개혁을 위한 대대적인 수술을 예고한 만큼 이번 임시주총은 그룹 리더로서의 그의 위상을 점검받는 무대가 될 가능성이 높다.

롯데그룹 고위 관계자는 “이미 신 회장은 일본 롯데 이사회나 계열사, 종업원 지주회 등의 지지를 등에 엎고 있다”며 “이번 임시주총은 국민들 앞에서 공언했던 그룹 걔혁에 대해 주주들의 이해와 동의를 얻고 그의 경영능력을 다시한번 신임받는 자리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분위기는 신 회장의 우세가 점쳐진다. 한국과 일본 롯데의 경영진들이 공개적인 그를 지지하고 있는데다가 지배구조의 정점에 있는 L투자회사의 대표이사 등기를 마치는 등 그룹의 대부분을 장악한 상태다.

이번 주총은 신동빈 회장이 결정하고 안건도 ‘사외이사 선임’, ‘기업지배구조 개선’으로 정했다. 경영권 문제에서도 벗어나 있다. 신격호 총괄회장의 명예회장 추대에 대한 안건도 올리지 않았고, 신 전 부회장의 현 이사진 교체 안건도 상정되지 않았다.

신 회장이 상정한 안건이 통과되면 신 회장은 그룹 리더로서의 한일통합경영에 힘을 받게 된다. 그가 약속한 호텔롯데의 상장이나 순환출자고리 해소 등을 별 무리없이 추진할 수 있다.

◇장남의 반격 주목, 아버지 설득했나? = 11일 오후 일본으로 떠난지 나흘만에 귀국한 신 전 부회장은 현재 아버지의 집무실 겸 거처인 롯데호텔 34층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대세가 동생쪽으로 기울진 마당에 그가 기댈 곳은 아버지 신 총괄회장의 지지 뿐이라는 것이다. 아버지의 위임장을 확보했거나 또는 직접 총괄회장과 함께 주주총회에 참석한다면 분위는 순식간에 돌변할 수 있다. 직원지주조합과 임원지주조합이 각각 30%의 지분을 갖고 있는 만큼 신 회장의 건강과 의중에 따라 표심이 요동칠 수 있기 때문이다.

신 전 부회장이 밝힌 대로 지분대결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했다면 현 이사진 교체 등을 긴급 안건으로 내놓고 표대결을 요구할 수 있다. 물론 자신이 원하는 현 이사회 해임 등과 같은 안건 상정이 어렵다면 신 회장이 올린 안건의 부결만 노려도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롯데홀딩스 주총에서 안건이 통과되려면 참석 주주의 과반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정관 변경·신설과 관련된 안건은 참석 주주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통과될 수 있다. 사외이사 선임 안건의 경우 기존에 없던 사외이사직을 만들기 위해 정관 신설이 필요하다면 66.7%이상의 찬성표를 얻어야 한다.

하지만 이번 주총에서 섣불리 표대결에 나섰다가 신 회장에게 참패를 당한다면 신 전 부회장의 입지는 더욱 좁아질 수 밖에 없다. 주총 승리로 대세가 기울어지면 향후 지리한 소송전을 벌인다고 하더라도 뒤집기 어렵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한편 신 전 부회장은 조만간 일본으로 떠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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