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대주주의 만행과 회사의 주인

입력 2015-08-06 08:43 수정 2015-08-06 1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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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십년간 사업을 해오면서 기업을 평가 받을 때 사업이 얼마나 잘되느냐, 시장 점유율이 얼마냐 이런 것보다는 대주주가 누구인지가 크게 작용했습니다.”

최근 만난 한 상장사의 대표가 지극히 주관적인 의견임을 피력하며 전한 얘기다. ‘주식회사의 주인은 주주’라는 말이 있듯 주주는 회사 경영의 중축으로서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특히 대주주는 회사의 앞날을 이끌어가는 존재로도 보며 기업의 신용평가 등을 매길 때 중요한 평가 잣대로 작용한다.

그러나 최근 주식회사임에도 대주주가 회사를 사유화시켜 주주들에게 피해를 주는 경우가 발생했다. 바로 총수일가의 경영권 분쟁으로 내홍을 겪고 있는 롯데그룹이다. 롯데그룹의 경영권 분쟁은 경영자가 주식회사를 주주의 것으로 인정하지 않고 ‘내 것, 네 것’을 따지고 있다. 기업을 사유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대주주의 만행에 피해를 보는 것은 롯데라는 브랜드를 믿고 투자한 일반 주주들이다. 롯데의 경영권 분쟁에 후진적 지배구조를 가진 한국의 재벌기업의 부정적인 단면이 다시 한 번 드러나면서 롯데 계열사들의 주가는 폭락했다. 경영권 분쟁이 발생한 지난달 17일부터 지난 4일까지 롯데 계열사의 시가총액 1조4474억원이 증발했다. 투자금이 어디에, 어떻게 쓰일지 모르는 상황이므로 투자를 거둬들이고 있는 것이다. 특히 외국인, 기관 투자자들이 썰물 빠지듯 롯데 관련 주식을 매도하고 있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1조358억원, 기관은 3463억원을 순매도 했다.

반면 개인은 1조1197억원을 순매수 했다. 경영권 분쟁이라는 단어만 두고 주가 상승을 기대한 개인 투자자들의 유입된 것이다. 증권가에서는 롯데 경영권 분쟁에 따른 과대한 기대감을 갖지 말라며 이는 ‘결말을 모르는 주말 드라마’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지만, 결국 대주주의 기업 사유화에 피해를 보는 것은 개미들인 것이다.

대주주가 회사의 경영 방향을 결정하는 중요한 존재임은 분명하다. 그러나 대주주가 잘못된 생각으로 회사를 사유화 해버린다면 피해는 힘없는 일반 투자자에게 고스란히 전해질 수밖에 없다. 경영권 승계에 앞서 회사의 주인이 누구인지 개념을 정립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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