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생각] 7월 8일 醉生夢死(취생몽사) 술에 취해 살다가 꿈꾸듯이 죽다

입력 2015-07-08 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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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겸 미래설계연구원장

술에 취해 살다가 꿈꾸듯이 죽는 게 취생몽사(醉生夢死)다. 송나라 때 주자학의 기틀을 잡은 정호(程灝)가 “높은 재주와 밝은 지혜가 있어도 견문이 고착되면 취생몽사하더라도 스스로 깨달을 수 없다”[雖高才明智 膠于見聞 醉生夢死 不自覺也]고 한 말에서 유래된 성어다. 줄여서 취몽(醉夢)이라고 한다.

취생몽사라면 이백(李白·701~762)을 먼저 떠올릴 수 있지 않을까? 동시대의 시인 하지장(賀知章)이 적선인(謫仙人, 지상으로 유배를 온 신선)이라고 불렀던 이백은 시대를 잘못 타고난 사람이었다.

그의 유명한 시 ‘장진주(將進酒)’에는 “하늘이 준 나의 재능 반드시 쓰임새 있으리니/천금이 흩어져도 다시 생겨날 것이오/양고기 삶고 소 잡아 즐기려 하나니/모름지기 한 번 술 마시면 삼백 잔은 들어야지”[天生我材必有用 千金散盡還復來 烹羊宰牛且爲樂 會須一飮三百杯]라는 대목이 있다. 참 안타까운 말이다.

다산 정약용은 유배 시절에 만난 제자 황상(黃裳)의 아버지 황인담(黃仁聃)에게 ‘취몽재기(醉夢齋記)’를 써 준 바 있다. 아전이었던 그는 다산보다 여덟 살 위였다. “황군(黃君) 아무개는 어려서부터 위기지학(爲己之學)에 뜻을 둔 사람이다. 세태에 젖어 성취한 것은 없으나 사람됨이 뛰어나고 조촐하여 그 모습이 순수하고 찌꺼기가 없으며 말을 들으면 신중하여 허세가 없다. (중략) 어느 날 ‘나는 취생몽사하는 사람이어서 집 이름을 취몽(醉夢)이라고 지었는데 이에 대한 글을 지어 주실 수 있겠습니까?’ 하였다. 나는 취몽에 대해 본디 하는 말이 있으므로 마침내 글로 써서 주었다.”

이 사람을 황상이라고 설명한 자료가 더러 있지만 앞뒤 문맥이 맞지 않는다. 취몽재는 모두가 술에 취하고 꿈에 빠져 있더라도 나만은 깨어 살겠다는 뜻으로 지은 이름이긴 한데, 황인담은 결국 술병으로 세상을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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