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로다 총재 발언, 왜곡돼 전달됐다”…일본정부 사태 수습 나서

구로다 총재, 엔저 현상 공식 인정…엔화 가치 급등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 (사진=신화/뉴시스)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BOJ) 총재가 엔저 현상을 공식 인정하며 엔화 가치 하락세에 제동을 걸자 일본 정부 측이 진화에 나섰다.

10일(현지시간) 중의원 재무금융위원회에 출석한 구로다 BOJ 총재는 “미국과 일본의 금융정책 방향성의 차이를 이미 외화시장이 의식하고 반영하고 있다”며 “엔화 가치가 더 떨어질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Fed)의 금리 인상에도 강달러, 엔저 현상은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런 구로다 총재의 발언으로 국제 외환시장은 요동쳤다. 이날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화 가치는 달러당 124.6엔에서 122엔대로 급등했다. 뉴욕 외환시장에서도 엔화 가치는 달러에 대해 지난 3월18일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에 일본정부는 급수습에 나섰다. 아마리 아키라 일본 경제재생담당상은 10일 오후 늦게 열린 기자회견에서 “(구로다 총재 발언의) 취지가 약간 왜곡돼 시장에 전달됐다는 구로다 총재의 설명이 있었다”고 전했다.

아마리 담당상에 따르면 구로다 총재는 “나의 발언이 시장에 큰 변화를 줬으나 나는 전혀 그런 것을 생각하고 말한 것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한편, 시장은 구로다 총재의 첫 엔저 공식 인정에 주목하며 일본 정부가 그동안 추진해온 유동성 공급 정책을 선회할 것이라는 관측에 힘을 실었다. 또 올해 BOJ의 추가 양적완화(QE) 정책 추진 가능성이 희박한 것으로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