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석] 참새

입력 2015-06-02 1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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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현복 한라 홍보이사

참새는 결코 걷지 않는다

아무리 짧은 거리도 부리가 닿지 않으면

반드시 날거나 뛴다

기와지붕 추녀 틈 참새집을 기억한다

유년의 작은 손으로도 간신히

몇 뼘은 파고들어야 닿을 수 있었다

먹이를 물고 둥지에 이르기까지

그 거칠고 비좁은 생(生)을 폴짝폴짝

정수리 얼마나 아팠을까?

비닐봉투를 들고 환하게 웃지만

술에 취해 비틀거리던 당신을 추억한다

머리 거진 다 빠진 정수리를

가려운 척 긁적이며 들어왔다

허공에도 거칠고 비좁은 골목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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