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기준으로 메르스 바이러스 감염 환자와 접촉해 격리 관찰 중인 사람은 모두 127명이다.
전체 격리 관찰 대상자 가운데는 이날 메르스 바이러스 확진 판정을 받은 K씨(44)와 밀접 접촉한 45명이 포함돼 있다.
45명에는 K씨의 배우자, 의료진 10명, 직장동료 25명, 공항직원 2명, 승무원 6명, K씨와 밀접 접촉한 항공기 탑승자 중 귀국자 1명이 포함돼 있다. 이들은 현재 시설 또는 자가 격리 조치가 취해진 상태다.
나머지 82명은 K씨가 아닌 나머지 메르스 바이러스 환자와 밀접 접촉한 가족, 의료진 등이다.
복지부는 일단 K씨와 함께 항공기에 탑승한 사람 중 그와 밀접하게 접촉한 사람을 26명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 가운데 이미 격리중인 귀국자 1명과 승무원 6명을 제외하고 아직 귀국하지 않은 밀접 접촉자 19명은 게이트 검역을 실시한 이후 별도의 시설에서 격리할 예정이다.
아직 귀국하지 않은 19명 가운데는 외국인도 포함돼 있고 이 가운데 몇명이 언제 한국에 올지 알 수 없는 상황이다.
한편, 보건당국은 K씨와 밀접 접촉자들을 메르스 바이러스 감염 위험을 초래했다는 비판을 면키 어렵게 됐다.
또 K씨의 지난 행적을 추적해 수백명에 이르는 밀접 접촉자를 찾아야 하는 짐을 스스로 떠안아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그것도 K씨의 행적이 그나마 통제 가능한 수준인 경우에나 가능하다. 만약 K씨가 대중교통을 이용했거나 불특정 다수가 모여있는 다중시설을 방문했다면 감염 우려가 있는 밀접 접촉자를 모두 찾아내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K씨는 아버지 C(76)씨의 병문안을 위해 병원을 방문했다가 메르스 바이러스 감염 환자 A(68)씨와 접촉했지만 이 사실을 보건당국에 알리지 않았다. 이는 C씨나 C씨를 간병하다가 감염자가 된 누나 D씨도 마찬가지다.
보건당국은 신고를 하지 않은 상황에서 알아낼 도리가 없다고 변명할 수도 있지만, 한 가족에서 2명이나 감염 환자가 생겼는데 K씨의 존재에 대해 관심조차 갖지 않았다는 점에서 책임을 피하기 어렵다.
K씨는 발열 등 증상이 발생해 두차례 병원 응급실을 방문했지만 결국 중국 출장까지 강행했다. K씨를 진료했던 의료기관 역시 이 사실을 신고하지 않았다.
보건당국은 K씨가 머무르고 있는 중국에 역학조사관을 보내 국내에서 K씨의 행적을 파악한 뒤 이동경로를 좇아 밀접 접촉자를 파악할 계획이다.
허술한 방역망으로 K씨가 해외에까지 나가게 되면서 한국은 본의 아니게 외국에 까지 민폐를 끼치게 됐다.
K씨와 같은 항공기를 탄 사람 중에서는 59명의 중국인과 미국인, 캐나다인, 영국인, 파나마인 각각 1명 등 총 63명의 외국인이 탑승해 있었다.
K씨가 거쳐간 홍콩만 해도 200명에 대한 추적 조사를 준비하고 있으며 중국 역시 메르스 바이러스 확산방지를 위한 긴급 대책 마련에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