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투자형 창업이 뜬다

입력 2006-12-16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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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자본으로 위험부담 줄이고 창업경험 효과 얻고 '일석이조'

창업시장이 세분화되면서 투자형 창업도 창업의 한 분야로 익숙해졌다.

투자형 창업 중 지난해 가장 주목 받는 것은 대형 매장 위주 업종에서 진행된 공동창업이다. 일반 창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한 자본금으로 창업할 수 있고, 직접 매장을 운영할 필요가 없어 직장인들이 ‘투잡’으로 많이 활용했다.

또 안정적인 시스템을 구축한 프랜차이즈 본사가 늘어나면서 본사 전문 인력을 활용해 위탁경영을 하는 투자형 창업도 점차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 소자본으로 간접경영 및 창업준비 일석이조(一石二鳥)

윤여경 씨(41)는 직책이 매우 다양하다. '와바(www.wa-bar.co.kr)' 여의도점 공동창업 투자자이자 광화문점의 투자자 겸 점장이 현재 윤 씨의 직책이다.

윤 씨는 창업을 결심하고 그동안 해오던 컴퓨터 부품 유통업종을 정리했다.

창업자금으로 준비한 6000만원으로 아이템을 찾기에는 힘이 들었지만 여러 명의 투자자들이 소자본을 투자해 대형 매장을 오픈하는 '공동창업'에 대한 기사를 읽고 와바 공동창업 주주로 참여하게 됐다.

소자본 투자로 배당금을 받으면서 간접 운영 경험을 쌓고, 개인적으로는 창업 준비를 지속할 수 있다는 점이 마음에 들었다.

공동창업은 일반적인 동업과 달리 하나의 법인 개념으로 이뤄져 투자자는 자본 투자 외에 매장 경영 참여가 불가능하다.

매장 운영은 철저히 점장에게 맡겨야 하지만 투자자들은 '점장들이 과연 내 점포처럼 일해줄까'라는 의문을 갖기 마련이다.

윤 씨도 같은 마음이었지만 ‘POS(판매시점 관리)시스템’과 ‘ERP(전사적 자원관리)시스템’으로 매장 운영 전반을 살피며 이제는 투자자로서의 매장 관리에만 관여할 뿐 나머지는 점장에게 일임하고 있다.

또 한 달 에 한 번씩 열리는 주주총회를 통해 투자자들과 매니저가 매장 운영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매니저는 재량껏 매장을 운영하고 주주총회에서 브리핑 형태로 업무보고를 한다.

윤 씨는 더 나아가 자신이 투자한 매장을 직접 운영해보고 싶어 점장으로 나서기로 했다.

그는 방배점에서 4개월간 점장 교육을 받고 지난달 광화문점 투자자 겸 점장으로 일을 시작했다.

윤 씨는 “단순히 배당금만 보고 몰려들 것이 아니라 본인의 조건과 시장 상황을 면밀히 검토해 시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 위탁관리 가능한 투자형 창업

또 위탁관리가 가능한 투자형 창업형태도 직접 경영을 할 수 없는 예비창업자들이 관심을 가져 볼만한 아이템이다.

윤정순 씨(46)는 지난 5월 남편과 함께 운영하던 펌프기계 수입·납품 업체를 접고 여성·청소년 복지학 공부를 위해 미국 유학을 결심했다.

윤 씨의 남편은 무역업을 지속하고 있었지만 시장 상황이 좋지 않아 고전을 하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무역업마저 정리를 하고 새로운 일을 찾아봐야 할 상황이 도래하자 윤 씨는 창업을 구상했다.

윤 씨는 "당시에는 3년 동안 미국유학을 하기 위한 생활비에도 보탬이 되고 유학 후 귀국해서 사업을 할 밑천도 필요했다"고 말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윤 씨가 찾은 아이템이 매니저를 두고 관리만 하면 됐던 젤라또 아이스크림 카페 '띠아모'였다.

매달 조금씩이라도 수입이 있어야 하는 상황이라 아이스크림, 커피, 음료, 샌드위치 등 여러 메뉴로 1년 내내 영업이 가능하다는 것이 적합했다.

전문 매니저 고용이 걸림돌이었지만 본사에서 점장 교육을 받으며 수퍼바이저 활동을 하던 전문 매니저가 매장을 맡으면서 해결됐다.

윤 씨는 "매니저는 본사에서 점포관리와 인력관리를 모두 받은 터라 초보 점주보다 매장 운영 능력은 더 좋은 편이다"고 말했다.

매니저는 일주일에 한번씩 본사에 가서 운영 사항을 보고하고, 본사는 이를 바탕으로 매월 윤 씨에게 입고 영수증부터 분야별 분석표까지 작성해 우편으로 발송해준다.

윤 씨는 "본사 직영 교육을 받은 전문가가 위탁경영을 하기 때문에 안정적으로 운영해준다는 믿음이 있다"며 "미국에서도 수시로 POS를 통해 매출 상황을 파악하고 매장 내에 있는 두 대의 웹 카메라를 통해 실시간으로 매장 운영을 점검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윤 씨는 3년에 걸친 유학 생활을 마친 뒤 그간 노하우를 바탕으로 서울 중심지에 카페 띠아모를 대형 매장으로 오픈, 위탁경영 형태로 운영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 매장상황 수시로 챙겨야

이처럼 투자형 창업은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유의해야 할 점도 많다.

강병오 FC창업코리아 대표는 "투자만 한 창업이라고 해서 매장 운영, 관리에 너무 무관심하면 안 된다"며 "내 점포라는 생각으로 수시로 매장 상황을 체크하고 항상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강 대표는 이어 "어느 업종이든 매출의 높낮이가 있기 마련"이라며 "단기간의 매출에 일희일비하지 말고 점장의 역량을 믿고 장기적으로 바라보는 안목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또 투자형 창업의 특징이 본사와 매니저에게 경영을 위탁하기 때문에 본사의 직영매니저 양성유무와 본사 시스템을 점검하는 등 꼼꼼함이 요구된다.

특히 직접 돈을 투자한 사람은 본인이기 때문에 재무상황이나 매출 추이 등 회계와 관련된 상황은 철저하게 챙기는 것이 중요하다.

강 대표는 "이익이 기대보다 적을 수도 있기 때문에 과도한 욕심을 버려야 한다"며 "위험부담이 적고, 직접 운영하지 않고 편하게 관리하는 만큼 이익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사진설명>

소자본으로 창업을 할 수 있는 방법 중의 하나인 '투자형 창업'이 최근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윤여경씨는 세계맥주전문점 ‘와바’에 공동창업을 시작으로 투자자와 점장을 겸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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