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프트뱅크는 잠자는 중?…손정의 회장의 속내는

입력 2015-04-06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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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스프린트 부진에 일본 자회사 4곳 합병 등 전열 재정비…아시아 신흥시장에 눈돌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 출처 블룸버그

대규모 인수·합병(M&A) 등 공격적인 경영전략으로 유명한 소프트뱅크가 잠잠하다. 미국 3위 이동통신업체 스프린트 인수 이후 별다른 M&A 소식도 들려오지 않고 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은 지금 큰 승부에 나설 타이밍을 재고자 심사숙고하고 있다고 6일(현지시간)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이 보도했다.

소프트뱅크의 최근 흐름 가운데 주목할만한 것은 일본 통신사업을 담당했던 자회사 4곳의 합병이다. 소프트뱅크 모바일과 소프트뱅크BB, 소프트뱅크텔레콤, 와이모바일 등 4곳을 소프트뱅크 모바일로 합친 것이다. 지난 1일자로 합병이 이뤄졌지만 소프트뱅크는 지난해 가을부터 담당자들이 통신주파수를 담당하는 일본 총무성을 자주 방문해 은밀히 합병 사실을 전했다.

이전까지 총무성과 대립각을 세웠던 소프트뱅크가 이번에는 유화적인 태도를 보인 것이다. 사실 손정의 회장은 지난 2001년 ADSL 서비스 제공으로 통신산업에 진출했을 당시 “분신자살할 수 있다”는 등 총무성의 관료주의적 태도에 강하게 반발하기도 했다. 그 이후에도 손 회장은 “전파 주파수 할당을 밀실에서 결정하고 있다” “행정소송으로 철저하게 따지겠다” 등 총무성을 몰아세웠다.

그러나 이번에는 미리 총무성과 교섭해 그룹 개편안을 설득한 것이다. 합병을 추진한 가장 큰 이유는 업무 효율성 제고에 있다. 잇따른 M&A로 일본 내 이동통신 매장 수는 늘었지만 인력과 매장이 중복되는 등 문제도 많았다. 예를 들어 아직도 소프트뱅크의 일본 매장 수는 약 3700개로 1위인 NTT도코모의 1.5배에 이른다.

손 회장이 4개사 합병 등으로 일본 사업을 재정비한 이면에는 다른 사정도 숨어있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지난 2013년 사들였던 미국 스프린트가 계속되는 부진에서 벗어나지 못하자 전열을 재정비했다는 것이다.

소프트뱅크는 스프린트에 1조7000억 엔(약 16조원)이라는 거액을 쏟아 부었다. 그러나 스프린트는 실적 부진에 4위 T모바일US에도 밀릴 위기에 처했다. 지난해 스프린트 신규 가입자 수는 5592만명으로 T모바일(5501만명)과의 차이가 91만명으로 좁혀졌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양사 차이는 867만명이었다.

스프린트 인수 오산이야말로 소프트뱅크의 최대 고민거리라고 신문은 전했다. 손 회장이 수수방관하고 있던 것은 아니다. 그는 지난해 여름 소프트뱅크의 다른 자회사인 브라이트스타의 마르셀로 클라우르 설립자를 스프린트 최고경영자(CEO)로 임명했다. 그러나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T모바일US는 미국 통신당국의 반대로 무산됐다. 이에 일각에서는 스프린트 매각설까지 제기하고 있다.

소프트뱅크는 일본 전략에서도 다소 소극적으로 변했다는 평가다. 과거 회사가 ADSL과 휴대폰시장에 진입했을 때는 타사를 압도하는 저가 요금제를 펼쳤지만 현재 소프트뱅크 이동통신 요금은 경쟁사 2곳과 비슷한 수준에 정착했다.

그러나 손 회장은 지금까지의 수세에서 공세로 전환할 준비를 착실히 하고 있다고 신문은 평가했다. 지난 2월 실적 발표 당시 손 회장은 “소프트뱅크는 어려울 때 더욱 강하다”며 “평시에는 잠자는 것처럼 보이지만 큰 전환점이 있으면 역동적으로 변해 다시 도전한다”고 강조했다.

회사가 주목하는 것은 해외시장, 그것도 미국이 아니라 신흥국이다. 소프트뱅크는 지난해 인도 메이저 전자상거래업체 스냅딜 출자 등 2000억 엔 규모 M&A를 단행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손정의의 한 측근은 “최근 손 회장이 먼 곳을 바라보며 생각에 잠기는 시간이 늘고 이메일에 회신하지 않는 경우도 종종 있다”며 “이런 모습은 결코 처음이 아니다. 그전에도 중요한 선택에 앞서 두뇌를 풀가동하고 있을 때는 항상 그러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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