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한 생각] 4월 1일 弄假成眞(농가성진) 장난삼아 한 말이 진짜가 된다

입력 2015-04-01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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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필 겸 미래설계연구원장

지난해 4월 1일 인천의 경인여대 1학년 학생 5명이 교복을 입고 등교해 “우리는 여고생”이라고 거짓말하는 사진이 신문에 실린 일이 있다. 만우절을 맞아 장난기가 발동했나 보다.

만우절은 프랑스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옛날의 신년은 지금 달력으로 3월 25일이었고, 그날부터 4월 1일까지 신년제가 열렸다. 그런데 프랑스에서는 1564년에 샤를9세가 새로운 역법을 채택해 새해 첫날을 1월 1일로 고쳤다. 하지만 변경된 걸 잘 모르는 사람들이 4월 1일을 신년제의 마지막 날로 생각해 종전대로 선물을 주고받으며 신년 기분을 내다가 거짓말의 날이 됐다는 것이다. 동양 기원설도 있다. 인도에서는 춘분에 시작한 불교의 설법을 3월 31일에 끝냈는데, 신자들은 수행기간이 지나면 보람도 없이 원래 상태로 되돌아갔다. 도로아미타불이다. 그래서 야유절(揶揄節)이라 부르며 남에게 헛심부름을 시키는 장난을 치기 시작했다고 한다. 4월 1일이 아니라 하루 전인 게 특이하다.

우리 속담에 “말이 씨가 된다”는 게 있다. 한자 성어로 농가성진(弄假成眞)이다. 농담으로 한 말이 그대로 된다는 뜻이다. 삼국지가 원전이라는데 정확한지 잘 모르겠다.

서양 언론은 만우절 장난을 많이 한다. 1957년 영국 BBC방송은 이상기온으로 나무에 스파게티가 열렸다며 스파게티를 수확하는 스위스 농부의 사진을 실었다.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1977년에 가상의 섬나라 산 세리페(San Serriffe) 건국 10주년 특집을 7쪽이나 부록으로 발행했다. 우리나라에서 이랬다가는 아마 살아남지 못할 것이다. 냉혹한 진실보다는 따뜻한 기만이 낫다지만 거짓말도 때와 장소를 가려야 한다.

인디언 달력에 4월은 생의 기쁨을 느끼게 하는 달, 머리맡에 씨앗을 두고 자는 달, 거위가 알을 낳는 달이다. 좋은 달이다. fusedtr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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