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사내 유보금 540조원…금리인하에 비상

입력 2015-03-13 0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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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금리가 1%대로 떨어지면서 540조원에 이르는 대기업 사내 유보금에도 비상이 걸렸다. 이자손실만 약 1조3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해진다. 재투자 또는 배당확대를 위한 자금인 만큼 각 기업들이 적극적인 유보금 활용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13일 금융투자업계와 재계 등에 따르면 전일 한국은행 금통위의 기준금리 인하로 기업별 사내 유보금에도 비상이 걸렸다. 그동안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해 곳간에 쌓여있는 유보금만 538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최근 기업 경영성과 분석기관인 CEO스코어가 발표한 10대 그룹의 83개 상장사 사내유보금 현황을 보면 지난해 3분기 기준 사내유보금은 총 537조8000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6개월 전인 1분기의 508조7000억원에 비해 5.7% 증가한 규모다. 이 기간 유보율도 1679.1%에서 1733.6%로 54.5%포인트 상승했다.

조사 대상 계열사 가운데 금융권은 제외됐다. 이를 포함하고 국내 기업 전체로 범위를 확대하면 유보금 규모는 600조원을 훌쩍 넘어설 것으로 관측된다.

유보금이 가장 넉넉한 곳은 역시 재계 1위 삼성전자다. 총 168조6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현대차 57조5000억원, 포스코 42조2000억원, 현대모비스 22조7000억원, 기아차 20조1000억원 순이다.

사내 유보금은 기업이 경영을 통해 얻은 이윤을 주주에게 환원하고 남은 현금성 자산이다. 기업들의 당기 이익금 가운데 세금과 배당 등으로 지출된 금액을 제외한 적립금 개념이다.

이처럼 사내 유보금이 눈덩이처럼 커진 이유는 2008년 리먼쇼크 이후 각 기업들이 내세운 긴축재정 탓이다. 금융위기 이후 적극적인 투자 대신 곳간 채우기가 먼저였다. 포스코의 경우 2010년대에 들어서면서 막대한 현금성 자산(약 35조원)을 쌓아둘 수 없어 공격적인 M&A에 나서기도 했다. 3조5000억원에 이르는 대우인터내셔널을 인수했고, 대우조선해양과 대우건설까지 사정권에 두기도 했다.

현대차 역시 지난해 57조원에 이르는 사내 유보금을 쥔 채 공격적으로 한전부지 인수에 뛰어들기도 했다.

기업 입장에서 막대한 유보금은 마냥 득이 되지 않는다. 지난해 정부가 기업의 과도한 사내 유보금에 세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정부는 기업 유보금을 밑천으로 배당 확대와 근로자 임금인상을 독려하기도 했다.

마땅한 투자처가 없는 상황에 단순히 배당을 확대하거나 임금인상으로 이를 활용할 수 없다는 것도 딜레마다.

유보금 대부분이 재투자 또는 배당확대로 이어지는 만큼 향후 회사의 주가에 어떤 방식이든 호재로 작용한다.

신한금융투자 한범호 연구원은 “주요 기업들의 매출액 대비 투자현금흐름은 지난해까지 2년간 감소하고 있다”며 “재투자와 배당확대 등 무엇이든 주식시장에는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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