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요타와 테슬라의 특허 무상 개방은 빛좋은 개살구?…폭스바겐이 땅을 친 사연은

입력 2015-02-26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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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도요타자동차와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모터스가 무상으로 개방한 독점 기술들이 과연 경쟁사에도 도움이 될까.

최근 일본을 방문한 독일 폭스바겐의 포크마르 탄네베르거 전자·전장개발부문 담당 전무는 일본 경제주간지 닛케이비즈니스와의 인터뷰에서 “건질 것이 아무것도 없다”고 한탄했다. 탄네베르거 전무는 “도요타의 특허 무상 개방 발표 직후 정밀 조사는 하지 않아 말할 건 없지만 테슬라가 특허를 개방한 후 조사한 결과 새로운 것은 아무것도 없었다”고 말했다.

최근 자동차 업계에서는 특허 개방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지난해 6월 테슬라는 전기자동차(EV)와 관련된 독점 기술을 개방한다고 발표했다. 당시 엘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는 특허 사용업체들이 ‘선의’에서 자사 기술을 활용할 것을 주문했다. 전기자동차 산업 발전에 도움이 되고 자사를 대상으로 특허 소송을 제기하지 않는 외부기업에 기술을 전면 개방하겠다는 것이 골자다.

도요타도 올 1월에 30년 넘게 보유해온 수소연료전지차(FCV)와 관련된 특허를 2020년까지 한시적으로 무상 공개한다고 밝혔다. 테슬라와 도요타 모두 EV와 FCV의 본격적인 보급 시대를 겨냥해 사실상 국제 표준을 획득하면서 동시에 동료 만들기를 서두려는 의도가 선명하다.

폭스바겐은 2014년 세계 판매 1014만대를 달성한 도요타와 업계의 맹주 자리를 다투고 있다. 폭스바겐은 EV는 이미 출시했으며 FCV에 대해선 “(수소 스테이션 등) 인프라가 갖춰지면 신속하게 출시할 수 있는 체제를 갖췄다”고 자신했다.

눈길을 끄는 것은 폭스바겐이 과연 도요타의 특허를 사용하지 않고도 FCV의 개발 · 판매가 가능하냐는 것이다. 이에 대해 탄네베르거 전무는 “앞서 말한 바와 같이 아직 조사 중이어서 일반론이지만, 우리(폭스바겐)는 새로운 기술을 개발하는데 있어선 반드시 관련 기술이 경쟁사에 있는지를 확인하고, 없어선 안되는 기술 특허는 어디에 있는지를 파악한 후에 다른 자동차 제조업체 및 공급 업체와의 협력이 어느 부분에서 필요한지를 결정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특허를 취득하고 나서 몇 년 후 업계 표준을 주도하려는 의도로 특허를 공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만약 기술 공개나 표준화가 필요하면 처음부터 그렇게 대처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이는 업계 표준을 노리고 독점 기술을 개방한 도요타와 테슬라를 우회적으로 비난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특허를 공개한다는 것보다 더 중요한 것은 공급 업체의 동향이다. 현재 여러 자동차 메이커가 서플라이어를 공동으로 이용하는 상황이 되고 있어 같은 방향을 향해 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는 다른 기업과 협조해야 할 부분을 분명히 해야 동료 만들기가 수월하다는 의미다. 기술 로드맵을 만들어 특허를 둘러싼 경쟁 영역과 함께 그 기술과 노하우를 공유하는 협업 영역을 파악할지가 중요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닛케이비즈니스는 어려운 작업이지만 그 구분은 갈수록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무인자동차 등 새로운 기술 분야가 업계의 화두로 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무인자동차 시장에서는 미국 구글이 선구적인 입지를 굳힌 가운데 애플까지 참여한 것으로 알려져 화제가 됐다.

이에 대해 닛케이비즈니스와는 지금까지와는 다른 다양한 가치관의 상대와 경쟁하면서 필요한 부분에서 어떻게 협력해 나갈 것인지 각사의 시행 착오가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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