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원영 회장 개인회사 ‘씨엠제이씨’, 일동제약 최대주주 = 일동제약 창업주 고(故) 윤용구 회장은 ‘모든 의약품의 근본은 사람이다’라는 창업이념을 기치로 1941년 극동제약을 설립, 이듬해인 1942년 일동제약으로 상호를 변경했다. 이후 1959년 8월 국내 최초로 유산균 영양제 ‘비오비타’를, 1963년 7월에는 활성지속성 비타민 ‘아로나민’, 1970년에는 ‘아로나민골드’를 발매했다. 이처럼 일동제약은 7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일반의약품으로 일반 대중에게 회사 인지도를 높여 왔다.
일동제약의 최대주주는 씨엠제이씨로 지분 8.34%를 보유하고 있다. 윤원영 회장의 개인 회사격인 이 회사는 2003년 2월 26일 케이비네트웍스로 설립된 후 2010년 3월 16일 씨엠제이씨로 상호가 바뀌었다. 경영컨설팅 및 전자부품 도매업을 주업종으로 영위하고 있으며, 최대주주는 윤원영 회장으로 지분 100.0%를 갖고 있다. 등기임원은 사내이사 3명으로 구성돼 있는데, 이 회사 대표이사인 윤 회장과 부인인 임경자씨, 장남 윤웅섭 사장이다. 사실상 윤 회장 일가가 이 회사를 소유하고 경영을 맡고 있는 것이다.
일동제약의 사실상 지배주주인 윤 회장의 지분은 6.42%로 가족 중 가장 많다. 부인 임경자씨 2.63%, 장남 윤웅섭 사장 1.63%, 장녀 윤혜진씨 0.22%, 차녀 윤영실씨는 0.09%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윤 회장 가족이 보유한 지분 중 자녀 보유 지분은 1.94%에 불과하다.
이 밖에 계열사인 일동후디스(1.36%), 이금기 일동후디스 회장(5.47%), 이정치 일동제약 대표이사 회장(1.16%), 일동제약 창업주인 故 윤용구 회장의 유지를 기려 설립한 장학재단 송파재단(3.04%) 등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최대주주 측 지분은 32.52%다. 특히 지난해 말 정연진 일동제약 대표이사 부회장이 장내에서 3000주를 추가로 사들이면서 정 부회장의 보유 주식수는 기존 7000주에서 1만주로 늘어났다. 이로 인해 최대주주 측 지분은 32.50%(지난해 3분기 기준)에서 32.52%로 증가했다.
◇지주사 전환 무산된 일동제약…녹십자와 경영권 분쟁 불씨 = 일동제약은 지주사 전환을 위해 2013년 10월 14일 이사회 결의를 통해 회사의 분할을 결정했다. 이 분할 건은 주주총회 특별결의 사항으로 참석 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과 발행 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의 승인을 받아야 했다.
그러나 분할 건 승인을 위해 지난해 1월 24일 개최된 임시 주주총회에서 분할계획 승인 건은 주주총회 특별결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부결됐다. 당시 일동제약 지분을 급격히 끌어올린 녹십자가 일동제약의 지주사 전환을 반대했기 때문이다.
녹십자는 지난해 1월 10일 일동제약 지분 12.57%를 보유하고 있던 이호찬씨 측 지분 전량을 매입, 보유 지분을 29.36%까지 끌어올렸다. 이로써 윤 회장 일가를 비롯한 최대주주 측과 녹십자 측과의 지분 격차는 단 3.16%P에 불과한 상황이다.
일동제약은 결국 녹십자의 반대로 분할을 진행할 수 없게 돼 지주사 전환이 무산됨으로써 경영권을 방어할 수 있는 무기도 잃은 셈이다. 이에 따라 녹십자와의 경영권 분쟁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는 상황이다.
녹십자는 당시 보유 목적도 ‘단순 투자’에서 ‘경영 참여’로 변경, 적대적 M&A를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도 제기됐다. 녹십자가 일동제약 인수에 성공할 경우 현재 백신과 전문의약품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사업구조에 일동제약의 일반의약품까지 가세하면서 영업망의 확충 효과도 기대되기 때문이다. 특히 전문의약품으로 일반대중에게 인지도가 낮은 녹십자에 비해, 일반의약품으로 인지도가 높은 일동제약의 브랜드 파워는 활용가치가 크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