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일 가려진 경영권 구도… 롯데家 '왕자의 난' 불 붙나

입력 2015-01-13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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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임 사유ㆍ지배구조ㆍ형제간 엇갈린 행보, 모두 안갯속 …그룹 및 국가경제에도 부정적 영향

신동주 전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해임 사태로 롯데그룹의 경영 승계와 관련된 각종 위험 요인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아직까지 베일에 둘러싸인 롯데의 지배구조와 지분 보유 현황, 신 부회장의 해임 이유, 두 형제의 엇갈린 행보 등에 대한 설득력 있는 설명과 해명이 없어 롯데 안팎에선 경영 승계를 놓고 형제간 분쟁으로 치달을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이 가득하다. 일주일 전까지만 해도 재계에서는 장남의 해임을 놓고 ‘신동빈 우세론’을 점쳤으나, 이젠 ‘왕자의 난’ 발발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가장 큰 의문점은 신동주 회장의 급작스런 해임 결정이다. 임시 이사회를 열어 처리할 정도로 결정 속도가 빨랐지만 한·일 롯데 누구도 해임 사유를 명확히 설명하지 않고 있다. 특히 장남이 부회장을 맡았던 롯데홀딩스의 2013년 연결기준 매출액이 5조7572억엔으로 전년(4조2872억엔)보다 34.3%로 성장률이 높았던 점을 감안하면 경영 실적 부진은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신동주 전 부회장은 작년 12월 26일 롯데 부회장과 롯데상사 부회장 겸 사장, 롯데아이스 이사 등에서 해임된 데 이어 지난 8일 롯데홀딩스 이사직에서도 추가로 해임됐다.

그러나 일본 롯데에서 모든 경영권을 잃은 신 전 부회장이지만, 아직 한국 롯데 계열사에서는 아직 경영 참여가 가능한 상황이다. 신 전 부회장은 롯데 지배구조에서 중요 지위에 있는 호텔롯데, 롯데알미늄, 롯데리아, 롯데건설 등 국내 계열사에서 아직 임원직을 보유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신동빈 회장은 이 계열사들에서 이사 등 임원 리스트에 이름이 올라가 있지 않다.

신 전 부회장의 해임 이후 형제의 행보도 예사롭지 않다. 장남은 해임 직후 하루만에 한국으로 건너와 신격호 총괄회장과 면담을 가졌다. 해임 이유와 향후 거취에 대한 신 총괄회장의 의중을 들었을 것으로 관측된다.

동생은 형이 방한한 다음날 곧바로 일본으로 출국했다. 미묘한 시점의 일본행을 두고 재계에서는 신 전 부회장이 사실상 방출되면서 신 회장이 일본 롯데 그룹의 경영권을 장악하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인 것 아니냐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이를 의식한 것인지 확실치는 않지만 신 전 부회장도 어제 저녁 늦게 일본으로 돌아갔다.

베일에 쌓인 형제의 지분 보유 현황도 갈등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한국 계열사는 형제간 지분 보유 비율이 엇비슷하지만 한·일 롯데의 지주회사 역할을 하고 있는 일본홀딩스의 지분은 공개돼 있지 않아 빌미를 제공할 가능성이 높은 게 사실이다. 일본 롯데의 지분 보유 현황은 신동빈 회장의 과거 언급에 기댈 수 밖에 없다. 그는 5년 전 “나도 일본 롯데의 지분을 상당 부분 가지고 있다. 형님이 약간 많긴 하지만”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롯데 후계구도를 둘러싸고 형제 간 분쟁이 일어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당사자인 롯데그룹은 ‘모르쇠’로 일관해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재계에서는 롯데의 불투명한 대응 방식이 향후 경영 승계 관련 갈등이 나타나면 2000년 현대그룹의 사태처럼 그룹은 물론 국가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93세 고령의 신격호 총괄회장이 건강 문제가 불거질 경우 사태는 현대의 왕자의 난 때처럼 걷잡을 수 없이 번질 수 있다”며 “극도로 불투명한 롯데의 대응방식이 오히려 화를 키울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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