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 "대한항공 유사증자, 걱정되네"…유가하락 효과로 상쇄될까

입력 2015-01-07 0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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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이 대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증권가에서는 유상증자 결정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는 점에 동의하면서도 시장이 예측하지 못한 시점에 유증이 이뤄졌다는 점에서 투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6일 대한항공은 이사회를 열고 재무구조 개선 등을 위한 5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결정했다. 발행 신주는 1416만4306주로 전체 보통주 발행 주식 수의 24% 수준이며 발행가액은 3만5300원으로 전일 종가대비 22.7% 낮다.

1차 인수 대상은 우리사주로 전체 발행주식의 20%가 우선 배정된다. 나머지 잔여 물량에 대해서 구주주 대상 청약을 실시하고, 실권이 발생할 경우 일반 공모를 진행한다.

대한항공 측은 이번 유증으로 마련된 자금은 차입금 상환 용도로 사용될 예정이라고 밝히고 있다. 지난해 3분기말 기준 대한항공의 연결 차입금은 15조9000억원으로 연간 이자비용만 4000억원에 이른다.

이번에 마련된 5000억원이 차입금 상환에 쓰이면 100억원 규모 이자비용 절감이 가능할 것이란 분석이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대한항공의 갑작스런 유증 결정에 의문의 눈길을 보내고 있다. 유가 급락으로 주가 전망이 밝은 상황에서 조기에 유상증자를 발표할 이유가 없었다는 것.

이에 단기적으로 투자심리를 위축시킬 우려가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일부 증권사들의 경우 유증으로 인한 주주가치 희석이 단기적으로 주가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목표주가도 잇따라 하향조정하고 나섰다. 신영증권이 대한항공의 목표주가를 기존 6만원에서 5만원으로 낮췄으며 교보증권도 5만5000원에서 4만4000원으로 내려잡았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유증 결정은 재무비율을 개선시킬 수 있는 가장 빠른 방법"이라면서도 "주식 수 증가에 따른 주주가치 희석은 피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강진 KB투자증권 연구원도 "시장이 예측하지 못한 시기에 대규모의 유상증자가 진행됨에 따라 대한항공의 단기적 주가 약세는 불가피할 것"이라며 "만약 대한항공이 조달한 자금이 한진해운 지원에 사용될 경우 대한항공의 주가는 계속해서 부정적인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목표가를 낮추지 않은 증권사들도 이번 유증 결정에 대한 우려감을 나타내는 것은 마찬가지였다.

박은경 삼성증권 연구원은 "이번 유증으로 2015년 예상 주당순이익(EPS)과 주당순자산가치(BPS)가 각각 19%, 1% 희석되는 효과가 발생한다"며 "투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유가하락 효과로 유상증자 결정에 따른 주주가치 희석이라는 부정적인 요인이 어느정도는 해소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홍진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유상증자로 인해 주식 수가 늘어나지만 유가 하락에 따른 이익 상승분까지 반영하면 현재 주가순자산비율(PBR)은 1.0배에 불과하다"며 "단기 투자 심리 악화를 불가피하지만 유가 하락이 이를 상쇄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 연구원 역시 "증자 시점을 둘러싼 의문에도 불구하고 실적 모멘텀을 무시할 수 없을 만큼 유가가 가파르게 하락하고 있다"면서 "올해 평균 항공유가를 배럴당 83달러로 가정하고 있지만 최근 항공유가가 70달러를 하향 돌파한 상황으로, 당사 가정 대비 항공유가가 1달러 더 하락할 때마다 영업이익은 3.8%~4.8%씩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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