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운열의 대통령께 드리는 편지]“집권 2년, 기대는 실망으로”

입력 2014-12-22 1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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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강대 경영학부 교수

지난 여섯 차례에 걸쳐 박근혜 대통령께 너무 쓴소리를 많이 한 것 같습니다. 첫 번째 글에서 말씀 드린 대로 서강대에 몸담고 있는 교수로서 바깥에서 서강 교육의 우수성을 들을 때마다 서강에 있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느꼈기에, 박 대통령께서 성공하시는 것이 서강 교육의 질적 우수성을 입증하는 절호의 기회라 믿어 꼭 성공하시기를 간절히 바라는 마음에서 한 소리였습니다. 만약 대통령께서 실패하시면 그 고통은 바로 중산층 이하 서민들에게 돌아가기 때문에 대통령의 성공이 절실하다고 믿는 충정에서 드린 쓴소리라고 이해해 주십시오. 대통령께 드리는 마지막 편지로 마무리할까 합니다.

대통령님은 역대 어느 대통령보다 성공할 수 있는 여건을 갖춘 분이라 믿었습니다. 국내에서 정상적인 방법으로 현대 교육을 제대로 받으셨을 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공부하신 경험이 있어 국제적인 감각도 갖춘 분입니다. 어느 누구도 경험할 수 없는 국정 운영의 실상을 젊으셨을 때 아버지로부터 배울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가지신 분입니다. 5선 국회의원으로서 정치적 감각도 갖춘 분으로 충분하다고 믿어졌습니다. 여성의 부드러운 리더십은 갈등으로 상처 받고 고통 받는 많은 국민들에게 희망과 위로를 줄 수 있다고 확신했습니다. 원칙과 소신이 트레이드 마크로 국민들에게 인식이 되어 한 번 한 약속은 반드시 지키시는 분이라 인식되었습니다. 2012년 12월 19일 밤 당선 소감으로 “약속을 지키는 대통령, 대통합을 책임지는 대통령, 국민행복시대를 여는 민생 대통령이 되겠다”고 말씀하셔서 지역 간, 계층 간 갈등을 치유할 수 있는 소통과 화합의 지도자가 되시리라 믿었습니다.

북한의 사주를 받는 세력에 의해 어머니를 여의셨기에 이념적 갈등에 가장 큰 피해를 당하신 대통령께서 이념적으로 편향된 분들을 설득하며 남북관계도 전향적으로 풀리라 기대했습니다. 고향의 특징으로 보아서 동서 간 갈등을 앞장서 제일 잘 풀어낼 분이라 기대했습니다.

그러나 취임하시고 2년이 다 되어가는 이 시점에서 기대가 많은 실망으로 바뀐 이 아픔을 저 혼자만 느끼는 것일까요. 1970년대 권위주의 시대에 배우셨던 리더십이 체화되셨는지, 부모님을 모두 불행하게 여의시면서 남을 믿지 못하게 되셨는지요? 너무도 안타까운 생각을 금할 수 없습니다.

우리가 살고 있는 21세기는 1970년대와 너무 많이 다릅니다. 이 시대에 맞는 리더십으로 대체하십시오. 쌍방소통의 방식으로 대화 방식을 바꾸어 보십시오. 일단 남을 믿고 개인이 아니라 시스템이 작동하는 국정 운영 스타일로 바꾸어 보십시오. 이제 3년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2016년에는 총선 그 다음해는 대선이 있습니다. 일하실 수 있는 기간은 내년 1년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성공한 대통령이었다고 역사에 남으셔야 되지 않겠습니까.

최근 발생한 불미스러운 일로 얼마나 마음의 고충을 겪고 계십니까. 실제 검찰 수사 결과 ‘찌라시’(증권가 정보지)로 판명되더라도 대통령께서는 “내가 경험해보니 소위 3인방이라는 사람들이 절대로 그런 짓 하지 않을 사람이지만 검찰이 성역 없이 수사해주기 바란다. 만에 하나 그들이 관여한 사실이 입증되면 일벌백계하겠다. 만일 사실로 판명되지 않으면 문제를 제기한 사람들에게 엄한 책임을 묻겠다”고 하셨다면 수사 결과에 많은 국민들의 동의를 구하실 수 있지 않을까요. 검찰 수사 결과가 발표되고 이 사건이 더 이상 논란 없이 마무리되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한번 대통령과 일을 해 본 사람을 영원한 친구, 동지로 만드십시오. 새로운 장관이나 수석을 임명하실 때 직접 국민 앞에 같이 나가셔서 왜 이 사람을 발탁했는지 직접 설명해 주십시오.

최근 모 비서관, 전 장관의 언행에 많은 배신감을 느끼셨지요. 수석과 장관을 수시로 만나시고 그들과 진지한 토론을 통해 그들이 국정에 참여한 사실에 긍지와 자부심을 느끼도록 해 보십시오.

세세한 국정 현안은 장관들이 직접 국민과 대화하고 풀도록 하시고, 대통령께선 국가가 가야 할 큰 방향을 제시하시고 국가 경쟁력을 제고시킬 수 있는 큰 과제만 다루십시오. 국민들은 모든 국정 현안을 대통령을 통해 접한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국민들 눈에는 장관의 모습이 보이지 않습니다.

장관이나 수석들이 임무를 마치고 떠날 때 직접 기자실에 내려가셔서 그들의 노고를 치하해 주십시오. 언론 보도대로 모 장관이 국정 수행을 위한 해외 출장 중에 자신의 해임 통보를 현지 대사를 통해 들었다면 그 사람이 과연 대통령과 함께 한 시간에 대해 보람을 느낄까요?

먼 훗날 모든 국민들에게 기회의 균등이 보장되도록 제도화한 대통령, 비정규직 근로자 문제가 완화되고 양극화를 해소하여 국민들이 살맛나게 한 대통령, 80년대 초 북구의 나라들이 경험한 바와 같이 노동의 경직성을 해소해 해외로 나간 기업이 다시 국내로 사업장을 이전하도록 만들고 국가 경쟁력을 한 단계 끌어올린 대통령, 지하경제를 양성화해 사회가 투명화되고 법과 원칙이 지배하는 선진 국가를 이룩한 대통령으로 역사에 기록되시길 간절히 바랍니다. 우리가 훌륭한 여성 대통령을 모셨기에 이렇게 행복해졌노라고 이야기할 수 있기를 기원하며 이만 글을 마무리합니다.

새해 더욱 건강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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