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정은 회장 현대택배 지분 대량 확보 왜?

입력 2006-10-17 10:15 수정 2006-10-17 1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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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룹 지배구조의 또다른 중심축 지분 강화 포석…향후 상장땐 상당한 차익도 낼 수 있을 듯

현대그룹 오너인 현정은(51ㆍ사진) 회장이 120억원에 달하는 거액을 들여 현대택배 지분 12%를 확보, 일약 3대주주로 급부상하면서 그 배경이 초미(焦眉)의 관심사로 등장하고 있다.

그룹 주력사인 현대상선에 대해 시동생인 정몽준 의원이 지배주주로 있는 현대중공업그룹이 지분 25.48%를 보유하게 되면서 경영권을 둘러싸고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상황에서 더욱 그렇다.

특히 현대그룹은 “현 회장의 매입 자금이 대부분 차입금”이라고 밝히고 있어 현 회장이 외부에서 거액의 자금을 끌어오면서까지 현대택배 지분을 대거 늘린 배경에 대해 더욱 궁금증을 자아내고 있다.

그룹 지배구조의 또다른 중심축으로 떠오른 현대택배에 대한 그룹 지분 확대를 통해 그룹 전체에 대한 경영권을 한층 강화하기 위한 것이란 시각이 대두되고 있다.

◆ 현대택배 최근 그룹 지배구조 중심축으로 부상

재계순위 14위(공기업 및 민영화된 공기업 제외)의 현대그룹은 현대상선, 현대엘리베이터, 현대증권, 현대아산, 현대택배, 동해해운, 해영선박, 현대유엔아이, 현대경제연구원 등 9개 계열사를 두고 있다.

계열사간 지배구조의 중심축은 현대엘리베이터 및 현대상선, 현대택배 등 3개 계열사가 맡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그룹 주력사인 현대상선의 최대주주로서 18.68%의 지분을 갖고 있다. 이어 현대상선은 현대택배(48.78%)를 비롯해 현대증권(12.79%), 현대아산(36.9%), 동해해운(51.0%), 해영선박(80.0%), 현대경제연구원(25.4%) 등 현대유엔아이(22.7%)를 제외한 현대그룹 6개 계열사의 최대주주이다.

현대상선 계열사인 현대택배는 다시 현대엘리베이터에 대해 현대그룹 계열사 중에서는 가장 많은 12.27%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다.

한마디로 현대엘리베이터-현대상선-현대택배-현대엘리베이터로 이어지는 ‘3각 출자구도’ 속에 그룹 주력사인 현대상선이 다른 계열사를 거느리는 구조를 띠고 있다.

◆ 대량의 지분 확보가 손쉬운 실권주 인수

특히 현대택배-현대엘리베이터의 연결고리가 형성된 것은 지난 7월 현대엘리베이터가 보유중이던 자사주 12.07% 등을 인수하게 되면서 부터다. 현대엘리베이터는 또 보유중이던 현대택배 지분 18.7%를 현대상선에 매각했다.

현대택배로서는 현대엘리베이터 자사주 매입을 통해 현대그룹의 지배구조를 떠받치는 또다른 중심축으로 부상한 셈이다.

당시 이를 놓고 증권가에서는 다분히 현대엘리베이터와 현대상선에 대한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유지하겠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평가가 많았다.

당시 계열사간 주식 매매를 통해 현대엘리베이터는 현대엘리베이터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을 현재 42.09%로 끌어올려 놓고 있다. 현 회장 모친 김문희 이사장 19.36%, 현 회장 3.92% 등 현 회장 일가가 24.82%, 현대택배가 12.27%, 현대증권이 4.99%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 그룹 지분 76.3% 확보 특별결의 절대 지분 육박

현대상선의 경우에는 현대엘리베이터 18.68%, 케이프포춘 9.99%, 현 회장 1.67% 등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지분이 32.38%에 이르고 있다. 우리사주조합 지분 등을 합할 경우 우호지분은 40.54%에 이른다는 게 현대그룹의 주장이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현대그룹을 지탱하는 핵심 계열사 중) 현대엘리베이터와 현대상선에 대해서는 지배주주가 (경영권을 행사하는 데) 안정지분을 확보해 놓고 있다”는 평가를 하고 있다.

따라서 현대택배에 대한 현 회장의 지분 매입은 또다른 중심축으로 부상한 현대택배의 오너 지배력 강화 차원이라는 유추가 가능하다.

타 계열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대량의 지분 확보가 손쉬운 현대택배 실권주 인수를 통해 그룹 전체의 지배 기반을 더욱 단단히 다져놓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증자 이전까지 현대택배에 대한 그룹 지분은 현대상선이 보유한 48.78%가 전부였다. 하지만 정리금융공사의 증자 불참(증자후 지분율 20.6%)과 현 회장의 실권주 대량 인수 등으로 현대택배에 대한 그룹 지분은 총 64.0%(781만주)에 달하고 있다.

상법상 특별결의(출석주주 3분의 2 이상 및 발행주식 3분의 1 이상) 절대지분(66.7%)에 육박하는 규모다.

◆ 향후 현대택배 증시 상장때 차익도 기대

또한 현재 장외에 머물러있는 현대택배가 향후 증시에 상장될 경우 현 회장은 상당한 차익을 기대해 볼 수도 있다. 현대택배는 지난 2000년 코스닥시장 상장을 추진했다가 철회한 적이 있다.

자본금 405억원(증자전 발행주식 810만주, 액면가 5000원)인 현대택배는 지난해 매출 4664억원, 영업이익 148억원을 기록했다. 올 상반기에는 각각 2413억원, 113억원에 이르고 있다.

현대택배 유상증자 발행가(8000원) 산정을 위해 회계법인이 평가한 현대택배 주당 순자산가치 및 주당 평가액은 각가 1만3645원, 1만974원에 이른다. 향후 현대택배 상장 시 현 회장이 보유주식에 대해 상당한 차익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현 회장의 현대택배 유상증자는 2대주주의 증자 불참한데다 대량 실권주를 인수할 투자자 물색도 여의치 않아 현 회장이 나서게 된 것”이라며 “그룹 오너로서 계열사의 유상증자를 원활하게 하기 위해 실권주를 인수한 것일 뿐 다른 의미는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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